‘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비록 작은 작품이지만 우리에게 어머니와 아기 간의 큰 사랑을 전해 준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두 손으로 안아 주며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기도 엄마를 쳐다보면서 편안한 자세로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열려진 커튼 사이로 번잡한 도시의 건물이 보이지만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있는 실내는 고요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를 전해 준다.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맑고 푸른 하늘은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구원의 새날이 밝았음을 알려 준다.
지난 성탄 때,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외양간에서 낳아 구유에 눕혔지만 이 작품에서 마리아는 아기를 안아 조용히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사랑 가득한 가슴과 손으로 구유의 모습을 만들어 아기 예수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 품안의 구유에서 아기 예수는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평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장안동성당에는 교중 미사 때에도 아기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많다. 부모와 아기들은 성당 뒤편에 마련된 유아 방에서 미사에 참례하지만 제물 봉헌 예식 때는 아기들이 제단 앞으로 아장 아장 걸어 나와 축복을 받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기저귀를 찬 아기들은 제단 앞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엄마 품에 안겨서 미사에 참석한다.
지난 성탄 때는 본당의 가장 어린 신자인 아기들, 특히 기저귀를 차고 있는 아기들을 위해 수유하고 돌볼 수 있는 방을 만들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념하여 수유방의 이름도 ‘마리아와 아기 방’이라고 하였다. 이 방은 사무실 옆에 창고로 활용하던 좁은 공간을 손질하고 성당에 있던 여러 비품들을 재비치하여 꾸며졌다.
이제 아기를 안고 성당에 온 엄마들은 이 방에서 젖도 편안히 줄 수 있고 기저귀도 편리하게 갈아 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신자들은 작지만 아담한 수유 방이 마련된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였다. 특히 아기를 안고 오던 엄마들은 수유방의 탄생을 누구보다도 반겼다. 주일마다 ‘마리아와 아기 방’을 드나드는 엄마와 아기들은 모두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처럼 사랑스럽게 보인다.
‘마리아와 아기 방’을 더욱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적당한 성화를 한 점 걸기로 하고 며칠 동안 찾았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오래전에 찍었던 사진 자료를 정리하던 중에 비로소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림을 찾게 되었다. 이 작품을 수유방의 출입문과 방 안에 붙여 놓으니 많은 엄마들이 좋아하며 이 그림을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작은 카드로 만들어 수유 방에 비치해 필요한 엄마들이 가져가도록 하였다.
수유 방에서 엄마들이 아기를 돌보며 기도할 수 있도록 그림 카드 뒷면에는 이런 기도문도 인쇄하였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귀한 자녀를 주시어 창조를 이어가게 하셨으니, 주님의 사랑으로 자녀를 길러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가톨릭기도서 108쪽 ‘자녀를 위한 기도’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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