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석남동본당(주임 이태성 신부) 인도출신 에밀다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가 12월 20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무지개 이주민 상담소’를 열었다. 인천교구 관할 지역에는 타 교구보다 이주 노동자가 다수 거주해 앞으로 무지개 이주민 상담소가 이주 노동자들과 결혼 이민자들의 지역사회 적응과 권익보호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988년 인도에서 종신서원을 한 후 바로 이듬해 한국에 온 에밀다 수녀는 정선, 영광, 광명 등에서 주로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민자들을 위해 일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부천 역곡에 위치한 ‘국경없는 친구들’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봉사했다.
에밀다 수녀는 “베트남,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서는 교사, 은행원 등 엘리트들이었다”며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한국에 와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 할 때 심한 심리적 박탈감을 체험하고 생활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혼 이민 여성 역시 한국말과 글을 제대로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해 한국 시댁 가족들과 동화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다가, 그 영향을 받은 자녀들까지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무지개 이주민 상담소는 곧 컴퓨터와 책상, 칠판 등 시설을 갖추고 한글을 모르는 이주노동자, 결혼 이민 여성과 자녀들에게 한글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그들의 권익보호 활동에도 나설 방침이다.
에밀다 수녀는 “전세를 얻어 상담소를 개소한 것만도 감사한 일이지만 앞으로 후원자와 봉사자, 은인들의 도움을 기대한다”며 “하느님께서 필요한 때 알맞게 도와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에밀다 수녀는 “한국교회 신자들이 봉사와 물질적 기부에 열심히긴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거리감을 두는 것 같기도 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도 출신 에밀다 수녀, ‘무지개 이주민 상담소’ 개설
“고향 떠나온 이주민들에게 주님 사랑 전해요”
발행일2013-01-06 [제2827호, 7면]
▲ 인도 출신의 에밀다 수녀, 상담소 입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