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의 군사 독재 정권 시절, 서울 가톨릭대학교 학장직을 맡게 됐다. 독재 정권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데모가 끊일 날이 없었다. 당시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총학장 회의를 소집, 해결책을 논의했다. 문교부는 유능한 학생 배출을 명목으로 각 대학 입학정원에 30%를 더 뽑은 후 졸업 때까지 다시 30%의 학생들을 추려내는 정책을 추진했다. 데모를 막기 위한 목적임을 알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학교는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당장 수용능력이 문제가 됐다. 두 대신학교에서는 기왕에 기숙사를 짓는다면 각 대학에서 학부과정을 거치고 대학원 과정은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광주 가톨릭대학교 학장 김영환 신부와 통합 연구과 자리를 물색하기 위해 서울관구 내 교구장님들을 방문, 적합한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 중 하나가 왕림본당 광성초등학교 자리였다. 몇 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실현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자금 각출 문제로 결국은 백지화 됐다. 이후 서울관구는 신학교를 하나 더 신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구와 광주관구는 대구의 옛 유스티노 신학교를 복원했지만, 두 관구를 합친 것 보다 규모가 큰 서울관구는 대신학교 하나만으로는 6개 교구 사제 수급을 감당 할 수 없었다.
1982년 춘계 관구 주교회의에서 주교님들께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관구 내 대신학교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렸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교구장 김남수 주교님께 신학교 설립을 권유하셨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교구 내 신학교 신설이 결정됐다.
성소 감소로 반대도 있었고, 학교 자리를 물색하는 과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 천주교 전래 200주년을 기념하고,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인 방한과 함께 103위 한국 순교 성인들의 시성식이 거행됐던 1984년 수원가톨릭대학교가 개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