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거리인 바양찬다만 지역에 살고 있는 잠양수릉(22)씨는 1993년 두 살 때 집안에서 일어난 전기누전 화재 사고로 얼굴과 팔, 손, 다리 등에 큰 화상을 입었다.
날이 갈수록 몸은 성장했지만 얼굴과 목에 구축성 반흔(넓은 부위가 화상손상을 입었을 때 흉터 전체 부위가 당겨지고 오그라지는 현상)이 심해 고개를 들면 얼굴 왼쪽과 입이 심하게 틀어지고, 왼쪽 손목과 손가락들이 손등 쪽으로 90도 이상 젖혀져 전혀 사용이 불가능 했으며, 오른손 또한 화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심해 옷을 입고 벗거나, 단추를 끼우는 일을 스스로 못할 정도였다.
잠양수릉씨는 화상으로 인한 볼품없는 얼굴과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오랜 세월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마음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더욱이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욕구인 배설을 위한 자세마저 불가능해 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잠양수릉씨가 8살이 되던 해인 2001년, ‘기적’이 일어났다. 몽골, 콜롬비아 등 저개발 국가에서 이동 진료를 하는 가톨릭해외의료선교단 김중호 신부가 잠양수릉을 만나게 된 것.
김 신부는 잠양수릉씨를 즉시 한국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안상태 교수에게 의뢰, 세 차례(2001, 2004, 2012년)의 수술을 실시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총 3회 5500여만 원 상당의 수술비 전액을 지원했다.
잠양수릉씨는 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자신을 괴롭히던 정신적인 외상 후 후유증을 이겨내고, 몽골 최고의 IT전문가가 되기 위해 몽골의 한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전공을 이수한 후 현재 몽골의 한 회사에서 컴퓨터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잠양수릉씨는 “잃었던 신체의 기능을 점차 회복했고, 자신감을 얻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대학까지 진학하게 됐다”며, “여유가 될 때마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히는 한편, 수술을 도운 김 신부와 의료진에게도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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