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 교수의 끊임없는 연구 열정이 후학을 위한 나눔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8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안과 동문회에 사재를 털어 설립한 안과 학술재단 ‘선산안과연구재단’을 기증한 김재호 명예교수(프란치스코·80·명동성모안과의원 원장)의 이야기다.
“제 좌우명은 ‘Publish or Perish’입니다. 학교에 머물러 있는 의사라면 연구에 매진해야 하고, 그럴 수 없다면 짐을 싸서 떠나야 한다는 의미지요. 그만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안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선산안과연구재단’을 내어 놓은 것도 같은 취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재단이 후학들의 연구와 학술 발표에 지속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423편의 논문과 19권의 저서를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학계에 ‘최초’ 라는 수식어도 여럿이다. 1994년 한국 최초의 안과 학술재단인 ‘선산안과연구재단’ 설립 또한 김 명예교수가 이룬 결실이다. 김 명예교수는 직접 3억 원 가량의 사재를 털고 후원자들의 성금을 모아 안과 연구 지원에 바탕을 둔 ‘선산안과연구재단’을 설립했다.
“환자를 만나고, 수술을 잘 하는 것은 의사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연구에 힘을 쏟는 것이 의사가 가져야할 또 다른 몫이지요.”
연구가 전부였던 김 명예교수가 ‘선산안과연구재단’을 기증하기에 이른 것은 감사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감사의 마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김 명예교수를 움직였다. 김 명예교수는 남북의료협력의 일환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으며 국내외 무료진료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흰 지팡이 보급 운동에도 앞장섰다.
“감사와 보답은 인간이 지녀야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후학들도 자신이 그동안 받았던 혜택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김 명예교수와 동문회는 앞으로 재단의 자본금을 늘려나가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자신처럼 연구를 사랑하는 후학들을 더 많이 발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 명예교수는 오는 4월, 그동안 이룬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안과계학회 중 권위 있는 학회인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ASCRS)에서 선정하는 2013년도 명예로운 안과인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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