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존중의 따뜻한 문화 확산이 자살을 막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유명인의 자살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우리 사회에 자살예방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기금이 지원하는 생명존중 정신건강증진 사업인 ‘지역사회 및 자살시도자 대상 자살예방사업’ 책임연구원 이강숙(라우렌시아ㆍ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살을 막는 사회적 자원 구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중 생명 지킴이 Gate Keeper(게이트 키퍼. 문지기)는 자살예방의 일선에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자살예방을 위해 필요한 역할은 게이트 키퍼가 되는 것입니다. 게이트 키퍼는 자살의 위험 신호를 인식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삶과 죽음을 선택하려는 경계에서 자살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자살 위험군을 다시 삶의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지요. 우리는 게이트 키퍼가 일선의 자살예방 도우미로서 사명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합니다.”
‘지역사회 및 자살시도자 대상 자살예방사업’은 지난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게이트 키퍼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청년, 청소년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또래 학생들은 물론, 일선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들에게도 자살 위험 신호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전문가만이 아닌 누구나 다 게이트 키퍼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예방의학, 정신과, 응급의학 등 관련 학과 간 접근을 통한 ‘지역사회 및 자살시도자 대상 자살예방사업’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서울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과 지역보건센터의 협력을 바탕으로 2011~2012년 생명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자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 및 생애 주기별 자살 고위험자 식별 등을 진행,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게이트 키퍼 교육도 그 일환이다.
“사회적 고립, 이혼 상태, 실업, 신체질환, 주요인물의 상실, 정신적 외상, 과거 정신질환, 알코올 의존 및 우울증 등이 자살의 위험요인으로 손꼽힙니다. 비관적 상황에 취약한 개인이 최근의 상실감 또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절망과 무력감을 느끼면서 사소한 요인만으로도 자살의 충동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자살 시도 경험자들 또한 가장 큰 자살 고위험군이지요. 이들은 가까운 시일 내 다시 한 번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누군가 자살을 생각할 때 가까운 곳에서부터 묻고(Question), 설득하고(Persuade), 전문가에게로 인계(refer)하는 등 도움을 통해 자살 시도를 막고 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미디어를 통한 대중 홍보와 선정적인 자살보도를 근절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교수는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센터장 김보미 수녀)의 다양한 자살예방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교구 각 본당의 초청으로 신사들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
“일선 교사를 대상으로 8차에 걸친 표본조사를 실시했을 때, 우리 학생들이 학업과 학교 폭력보다 가정불화에 더욱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정의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종교계의 역할, 특히 가톨릭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정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학교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본당 주일학교 교사, 레지오 마리애 등 직능별 맞춤형 게이트 키퍼 교육 활성화도 자살예방에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가정/생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