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톨릭대학교(이하 대전가대) 8대 총장에 곽승룡 신부가 임명됐다. 이번 총장 임명은 올해 대전가대 설립 20주년을 맞아 의미를 더한다. 그는 “총장은 직무일 뿐 제가 혼자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이 저를 메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움과 배움, 섬김이라는 대전가대의 교육이념을 토대로 한 임명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가톨릭대가 수행하는 대표적 기능인 사제 양성 계획에 대해서도 ‘성숙한 인간과 그리스도인,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사제’라는 학교 교육목적과 관련해 말했다. 균형 잡힌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것은 급변하는 사회와 관계없이 불변(不變)하는 사제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와 동떨어진 교회는 있을 수 없지만, 아무리 변한다 해도 사제의 모습은 변하면 안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학생들에게 하느님이 주신 선물, 즉 지적·영적·공동체적 등의 잠재력을 구성원들과 함께 찾아가며 사제를 양성하려고 합니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대전가대의 입학생은 12명. 지난해 적다고 말한 입학생 20여 명에 비하면 사제성소 감소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다. 곽 신부는 “선교와 사제 양성은 양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적 가치를 더욱 찾아가야 한다”며 “복음의 향기가 짙어질 때 그 양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교회 사제 양성을 위해서도 계속해서 노력할 예정임을 밝혔다. 대전가대는 2009년 몽골교회 첫 신학생과 2010년 아프리카 잠비아교회 사제를 연속해서 탄생시킨 바 있다. 현재도 중국과 베트남, 방글라데시,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사제 양성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교회의 사제 양성은 나눔이고, 그 나눔은 한국 가톨릭의 정신을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을 안고 돌아간 사제들은 다시 그곳에서 복음화의 씨앗을 뿌릴 것입니다. 이것이 새 복음화 차원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곽 신부는 대전가대 총장직과 올 3월부터 본격적인 교과과정을 진행하는 대전교구 ‘혼인과 가정대학 신학원’ 원장을 겸하며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대해서도 힘쓸 예정이다.
1989년 사제품을 받은 곽 신부는 당진·용전동본당 보좌를 거쳐 로마 우르바노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금산본당 주임, 대전가대 교수, 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대전가대 교무처장 겸 대학원장, 대전가대 학생처장 겸 신학원장으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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