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저는 3대째 내려오는 신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교우를 만나서 12년 전에 서울 000성당에서 성사 혼인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결혼생활에는 행복이란 단어는 없었습니다. 전 남편의 도박과 음주 후 폭력 때문에 도저히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혼을 하고 혼자 살다가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지금의 남편은 신자가 아닙니다. 남편은 신자가 아닌 분과 사회혼인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지금 사는 남편은 성당에 나오는 것을 꺼립니다. 그 이유는 저의 시어머니 되시는 분이 아주 열심한 불교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함께 살고 있어서 도저히 시어머니의 뜻을 거역할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신부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답입니다 예. 한 번씩 헤어짐의 아픔을 겪은 분들끼리 만나서 잘 사신다니 좋습니다. 하지만 두 분의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두 분 모두 아직까지는 첫 번째 혼인이 유효합니다. 첫 혼인의 유대가 살아있습니다. 첫 혼인에서 생긴 유대를 해소해야 새로운 혼인을 성당에서 맺으실 수가 있습니다.
먼저 자매님의 첫 혼인인 성사 혼인은 교회법원에 혼인무효소송을 내시기 바랍니다. 본당신부님과 상의하시면 잘 도와주실 것입니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형제님의 첫 혼인인 비신자끼리의 사회혼인도 교회법원에 혼인무효소송을 내시기 바랍니다.
“신자가 아닌데, 왜 교회법원의 무효소송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매님이 신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자매님이 신자인데, 혼인 유대가 있는 분을 배우자로 맞이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현재 살고 있는 형제님의 첫 번째 혼인유대를 풀어야 합니다. 형제님이 성당에 나오셔서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으면 바오로 특전을 적용할 수가 있는데, 성당에 나오실 수가 없는 상황인가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법원에 형제님의 첫 혼인에 대해서 무효소송을 내시기 바랍니다. 두 분 모두 교회법원의 무효판결이 확정난 후에, 혼인을 성당에서 맺으시면 됩니다.
신동철 신부는 안동교구 소속으로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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