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공식 국제개발협력기구인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하 한국 카리타스)은 올해 아프리카에 30만 달러의 해외원조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일어날 재해재난에 대비한 긴급구호자금까지 생각한다면, 이보다 몇 배의 예산이 더 들어갈 전망이다.
먼 곳에 있지만 점점 많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대륙 아프리카. 끊임없이 신음하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이 땅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 아프리카에 대한 낮은 인식
한국교회가 세계 여러 지역에 해외원조를 할 수 있게 된 출발점이 ‘아프리카’와 인연이 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2년 아프리카 르완다와 수단의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과 소말리아의 참상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자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들고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노점상을 하며 번 돈으로 100만 원을 기탁한 이, 동네골목에서 아이들에게 목마를 태워주며 번 200만 원을 전해달라고 찾아온 노부부 등 신음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보며 자발적으로 성금을 들고 일어난 사람들은 한국교회의 해외원조주일이라는 초석을 놓았다.
이후 1993년부터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원조주일로 삼고, 전국 모든 본당들이 2차 특별헌금을 걷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해외원조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이 터져 정확한 쓰임을 알고 성금을 모금하는 것과는 달리, 해외원조주일 특별헌금의 방향과 수혜국가들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특히 최대수혜대륙으로 분류되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더더욱 낮은 이해도를 보인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 신자들이 고(故) 이태석 신부로 인해 아프리카 수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지만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심은아직도 미미하다.
더욱이 다른 대륙은 나라별로 그 독자적이고 고유한 문화를 알고 배우려는데 비해 아프리카의 나라별 문화와 특징을 제대로 꿰뚫고 있는 이들도 드물다. 심지어 초등학생들 가운데는 포털 사이트에 ‘아프리카는 나라인가’, ‘아프리카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온이 높은가’, ‘아프리카가 왜 불쌍한 나라가 됐는가’라며 아프리카를 나라로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원조 현황
2012년 해외원조주일 담화에서 당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동아프리카 식량위기’에 대해 특별히 언급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이 60년 만의 대가뭄으로 최악의 식량 위기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85만 명의 난민을 포함해 식량 위기로 구호가 절실한 인구는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 4개 국에 걸쳐 1330만 명에 이른다.”
가뭄으로 인한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인해 아프리카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진 것이다.
국제연합(UN)은 그 해 동아프리카 지역 일대를 영양실조율 30%에 달하는 기근(Famine) 상황이라고 선포했고, 곧 이어 서아프리카에도 극심한 가뭄이 시작됐다. 사람이 살기 위한 기본적 기반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가뜩이나 질병과 내전 등으로 신음하던 아프리카 대륙 전역이 더욱 크게 고통 받게 됐다.
아프리카 지역의 대기근 상황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1년 7월 17일 삼종기도 메시지와 10월 5일 일반알현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만 보아도 잘 나타나있다.
교황은 당시 일반알현을 마치며 “그 지역에서 날마다 부족한 물과 식량, 질병으로 죽어가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이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 도움을 보내주기를” 당부한 바 있다.
동아프리카의 가뭄과 식량 위기가 아니더라도, 한국교회는 아프리카 대륙의 손을 잡아주는 대표적 조력자의 역할을 해왔다.
한국 가톨릭 기관·단체 해외원조 현황 보고서(2006~2010)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아시아에 497개 사업(60.5%)·254.4억(58.7%)을, 아프리카에 187개 사업(22.7%)·92.4억(21.3%)을 그동안 지원했다. 이는 교구와 수도회, 한국 카리타스, 사도직단체, 기타 단체, 주교회의 사무처 등의 단체들을 모두 합한 결과다.
이 결과에서 아시아에 속한 대북 지원사업을 제외하고, 보고서가 2010년까지 종합된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는 한국교회의 최대 원조 수혜 대륙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한국 카리타스의 대륙별 지원사업 내역을 보아도 아프리카 21개, 아시아 19개, 중동 5개, 중남미 2개, 유럽 1개 등으로 아프리카에서 이뤄진 사업이 가장 많으며 아프리카 식량 위기 대응사업을 위해 75만 달러를 지원했다.
한국교회가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사업 또한 단순한 지원금 전달에서 벗어나 긴급 구호·교육·문화·의료·주거환경 개선·영성 전파 등 도움의 범주를 다각도로 넓혀가고 있다. 아프리카를 살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고민들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 카리타스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는 “아직 ‘우리나라도 못 사는데 해외에 있는 이들을 왜 도와줘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교회의 응답으로서의 해외원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며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베풀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오혜민 기자>
▲ 한국 가톨릭 기관·단체 해외원조 현황 보고서(2006~2010). 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가 두 번째를 차지했지만, 아시아에 속한 대북 지원사업을 제외하고, 보고서가 2010년까지 종합된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는 한국교회의 해외원조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아프리카 빈민촌.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아이 앞쪽으로 심하게 오염된 물이 보인다.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인한 극심한 식수·식량난을 겪고 있다.
(한국카리타스 제공)
(한국카리타스 제공)
▲ 영양실조에 고통받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
(한국카리타스 제공)
(한국카리타스 제공)
▲ 심각한 가뭄으로 물이 거의 말라버린 케냐. 강에서 한 소녀가 동물이 마시는 물을 길어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더러운 물을 동물과 사람이 함께 이용하면서 수인성 질병이 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카리타스 제공)
(한국카리타스 제공)
▲ 카리타스 지원으로 소말리아에 설치된 급수시설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한국카리타스 제공)
(한국카리타스 제공)
◆ 아프리카 해외원조 기관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02-2279-9204, www.caritas.or.kr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02-774-3488, www.obos.or.kr
▲ 대건아프리카선교후원회
02-757-1416~7, www.dgkimafrica.com
▲ 한국외방선교회
02-3673-2525, www.kms75.or.kr
▲ 아프리카잠비아선교후원회
02-773-0796~7
▲ 수단어린이장학회
02-591-6210~1, cafe.daum.net/WithLeeTaeSuk
▲ 아프리카수단선교위원회
031-548-0581, cafe.daum.net/casuwonsudan
▲ 꿈꾸는카메라프로젝트
cumca.co.kr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