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사는 오늘날 우리 현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던 개의치 않고, 무슨 행위든 거침없이 행하는 극심한 이기주의와 타성에 젖어 사는 우리 사회. 이러한 현상, 이러한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첫째,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찰해 봅시다. 우리 모두에게는 정확하게 자신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색을 넣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진실한 눈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게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알고, 자기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그들과 조화를 이뤄나갈 때 건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리라 생각합니다. 눈이 자신에게만 고정돼 있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 모르게 되고 자신만을 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주위의 신뢰를 잃게 됨은 물론 속된 말로 ‘왕따’가 돼 홀로 외톨이가 되고 말 것입니다.
주변으로부터 버림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 보다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쉽게 하게 됩니다. 큰 나무 한 그루는 자체로는 크지만, 숲을 이루지는 못 합니다. 작아도 여러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야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을 이루듯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많은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룰 때 ‘이 세상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올바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과 남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 특히 내 눈이 아닌 주님의 눈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를 올바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슬픔과 고통, 세상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할 때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는 일 없는, 온 세상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아름답고, 평화롭고, 사랑이 넘치는 공간과 시간들로 가득 채워지리라 굳게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눈이 아닌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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