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1년 10월 5일 일반 알현을 마친 후 전 세계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부족한 물과 식량, 질병으로 죽어가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보내줄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도움’을 실현하기 위해 보편교회의 손과 발은 꾸준히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60여 년 전 원조를 통해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교회도 여기에 동참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적 사랑을 실천하며 아프리카를 ‘죽음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변화시키는 한국교회의 활동을 살펴본다.
■ 긴급구호
목숨이 위태로운 응급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급속적인 사막화와 최악의 식량, 식수 위기, 전쟁과 분쟁 등 긴급한 상황의 아프리카에 적절한 원조는 그야말로 ‘생명줄’이다. 한국교회가 긴급구호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다.
대표적 가톨릭 해외원조기구인 한국 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하 한국 카리타스)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위기 긴급구호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으로 인한 난민 긴급구호 사업뿐 아니라 독립 1주년을 맞이한 남수단에 대한 후속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아프리카에는 식량위기는 물론 예방적 차원에서 25만 달러(약 2억 700만원)를 전달했다. 전 세계 카리타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카리타스는 타 긴급구호기구에 비해 현지에 필요한 원조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역시 국제적인 기구와 함께 긴급구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케냐 카리타스의 요청에 따라 가뭄피해 복구를 위해 약 9000만원 지원금을 원조하기도 했다.
■ 교육·의료
원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촌의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교육과 의료 지원 등은 아프리카가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다.
교육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조되는 분야다.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의장 로버트 사라 추기경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학교를 세우는 것”이라며 “교회는 전통적으로 교육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이러한 노력에 헌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지원은 수도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교육을 카리스마로 살아가며 아프리카 각 지역에 학교를 세운 살레시오회와 잠비아 성 안토니미션 토비아중학교를 운영하는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를 비롯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도움으로 신축된 도바교구 벨로마을 가톨릭종합학교와 김양회 신부(광주대교구)가 지원한 모잠비크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만 가지 질병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서 의료지원은 필수적이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는 교육지원 사업과 함께 잠비아 땀부에 ‘루위병원’을 열어 아프리카 질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문화교류
문화교류는 자립 의지를 넘어 삶의 희망으로 이어진다. 2009년 잠비아를 시작으로 부룬디, 차드 등 아프리카 각지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꿈꾸는 카메라는 아이들에게 환대를 받고 있다. 희망을 심어주는 일은 복잡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주고, 일상생활을 찍어오게 한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보여주고 현지와 한국에서 전시를 연다. 문화적인 혜택이라고는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카메라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꿈을 키워나간다.
또한 지속적인 교류를 강조하는 꿈카는 각 지역에 필요한 원조를 함께 제공한다. 부룬디에는 어린이 도서관을 세워 문화교류뿐 아니라 지역개발에도 일조했다. 문화교류는 일반인들도 현지인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의 꿈에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간헐적이지만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영성
상처가 많은 아프리카에 그리스도교 영성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전과 부족, 종교 간의 갈등은 현지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최근 종전한 남수단만하더라도 여전히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끊임없이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소말리아는 수많은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 긴급구호 사업이 우선적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이후 심리치료가 동반된 영성적 접근의 필요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과 세미나가 늘어나고 있으며, 참여하는 신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수원교구와 대구대교구가 선교사제를 파견해 현지인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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