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은 정의의 하느님을, 신약은 사랑의 하느님을 이야기합니다. 정의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사랑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성경이 알려주는 겁니다.”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대표 서상진 신부는 성경에서도 공동선 실현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드러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서 신부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의 사목교서에서도 잘 나와 있듯이 교회의 사회참여는 당연하다”며 “사회와 교회가 분리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곧 사회가 올곧게 서야 교회도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사회문제와 억압받는 이들을 외면하고 신앙에만 집중하면서 교회가 말하는 사랑을 실천할 수 없어요. 이는 또한 교회의 ‘복음화'라는 본질적인 사명에도 어긋납니다.”
서 신부는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활동을 하면서 불합리한 사회와 자주 맞닥뜨렸다. 일부 계층의 이익 때문에 힘없는 이들과 말없는 자연은 ‘희생’을 강요당했다. 미산 골프장 건설과 팔당 유기농지,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대표적이다. 필사의 노력으로 생존을 위해 싸워도 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회의 외면과 냉대뿐이었다.
“솔직히 실망도 많이 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 기대보다 협조하는 분들이 적어서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뜻을 함께하는 사제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기쁨이에요. 그들의 삶과 헌신, 노력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도 없었을 거예요.”
다행히 최근에는 사제연대 활동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젊은 신부 2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편 평신도들도 협조하고 나섰다. 현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 등의 든든한 후원도 힘이 됐다. 또한 현장에서도 희망이 싹트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전거길과 레저관광지 건설로 인해 사라질 뻔한 팔당 유기농지를 지켰다.
현재 두물머리 생태학습장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서 신부는 “두물머리에서의 추억은 정말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며 “올바른 길을 가면 돕는 사람, 함께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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