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난 지 꼭 200년 만에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을 본받기 위한 순례가 마련됐다.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당시 담당 최중인 신부)가 2001년 7월 남양성지(현 남양성모성지)에서 10일 동안 ‘통일염원 청년도보순례’를 연 것이다.
순교신심을 통일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마련된 이 순례에는 청년 65명이 참가했으며, 남한산성, 천진암, 죽산, 미리내성지 등 총 270여 km 구간을 걸어 순례했다. 순례 중간에는 매일 저녁 남북관계 자료와 북한영화를 상영해 북한을 바로 알고, 통일을 향한 염원을 되새기며, 북방선교의 필요성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톨릭신문은 2001년 7월 22일자 2면에 통일염원 청년도보순례 폐막 기사를 싣고 순례의 과정과 의미를 자세히 전했다. 또 “순례에는 북한이탈주민 보호시설인 하나원의 청소년들과 성 빈센트 수녀회 수련자들이 부분적으로 참가했으며, 발달장애 청소년들도 어머니와 함께 전 일정을 완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고 적었다.
참가자들은 순례를 통해 1km를 걸을 때마다 1000원씩 적립하는 방식으로 모금액 전액을 북한 지원에 사용했으며, 폐막식 당일 통일헌법을 위한 제언과 북방선교를 위한 다짐 등을 발표했다. 당시 선언문에는 통일교육 실시, 북방선교 의식 고취, 국가보안법 철폐, 지속적 대북지원과 교류 등에 대한 의견이 적혀있었다.
당시 도보순례단장을 맡은 최중인 신부는 “순교자 정신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고취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관련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에서 앞으로도 이를 잘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후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2002년, 2003년에도 청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청년도보성지순례’를 진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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