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는 상처투성이다. 일상적인 말조차 통하지 않는 청소년 자녀에게 ‘신앙’을 이야기하는 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만 같다.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을 위한 단체가 있다. 바로 교구 청소년국 소속 룩스메아다. 룩스메아 회장 엄기숙(율리타·60·안양대리구 의왕본당)씨를 만났다.
“자녀 관계로 힘들어하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세요. 힘들고 속상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해요. 이런 분들이 치유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자녀와의 관계를 치유해주지요.”
엄씨는 부모의 올바른 기도가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자녀에게 사랑을 제대로 알려주려면 부모 본인이 잘 알고 실천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엄씨의 설명이다. 부모가 사랑을 실천하면 자녀는 자연히 부모를 존경하게 된다. 엄씨가 이 이야기를 힘차게 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이 겪은 어려움 속에 기도와 묵상을 해왔기 때문이다.
“저 역시 자녀를 엄격하게 키운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기도를 통해 뉘우치고 자녀에게 정식으로 사과했어요. 그 후로도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기도하고 노력하면서 변화시켜나갔어요.”
자녀의 총명함을 보면 부모는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엄씨 역시 그랬다. 자녀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엄격하게 키웠다. 하지만 기도 속에서 자신이 자녀에게 준 상처를 깨닫고 통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때부터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자녀가 신앙에서 멀어지는 것은 부모 잘못이에요. 부모조차 세상의 것에 빠져서 자녀에게 지식만 가르치려하고 영성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죠. 어떤 분은 청소년에게 무슨 영성이 필요하냐고 하시는데 오히려 젊기 때문에 더 고급스러운 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엄씨는 룩스메아 봉사자들과 함께 매월 넷째 주 목요일 갓등이피정의집에서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영성피정을 진행하고 피정을 필요로 하는 본당을 찾아가 피정을 진행해주기도 한다. 청소년에게 ‘고급 영성’을 주려면 먼저 부모가 영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그 부모의 영성을 위해 룩스메아 봉사자들과 함께 끊임없이 기도한다.
엄씨는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청소년들과 부모들을 위해 피정을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 그리고 룩스메아가 진행하는 피정은 모두 무료다.
“사람이 동전 뒤집듯이 한순간에 변하지는 않아요. 끊임없이 기도하고 노력하면서 변해가죠. 그를 위해 주님께서 거저 주신 것을 거저 드리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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