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뿌또 본당신부와 함께 앞으로 내가 사목하게 될 마냐마 마을을 방문했다. 도착하기 전 미리 많은 신자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뜨겁게 환영해줬다. 눈물까지 글썽이며 반갑다고 매달리는 이곳 신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그동안 조그만 흙벽돌 공소건물에서 일 년에 서너 번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그들에게 본당이 생긴다니 너무나 좋은 모양이었다. 이 마을은 그리 크지 않던 농촌마을이었는데 근처에 루마나라고 하는 큰 구리광산이 들어오면서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었고, 지금은 거의 2만 여명이 넘는 큰 마을로 변해가면서 신자들의 숫자도 크게 늘었기에 본당을 신설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교구청에서 마련해놓은 성당 부지를 보니 크기는 약 1만 여평 정도였지만 크고 작은 잡목들이 가득 들어차서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았다. 그 다음날부터 우리 신자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도끼, 곡괭이 삽을 들고 나와 성전 지을 부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무를 베고 뿌리를 캐내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모두 즐겁게 일을 했고 아낙네들은 점심식사를 준비했다. 점심식사가 끝나면 나도 함께 그들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마음속으로 하루라도 빨리 성당을 완공하길 바랐다.
어느 주일, 5~60명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공소건물에서 미사를 봉헌하려고 하는데 너무나 많은 신자들이 갑자기 몰려왔다. 하는 수 없이 제대를 큰 나무 밑으로 옮기고 야외미사를 드리는데 별안간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갈 데 없는 우리는 그대로 소나기를 맞으며 계속 미사를 봉헌하면서 한 목소리로 이렇게 하느님께 부르짖었다.
“주님, 저희들 많은 것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함께 모여 주님을 가운데 모시고 말씀 듣고 찬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소박한 성전 하나 마련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다. 지금은 매주 5~600여 명의 신자들이 소박하고 아름다운 성전에 모여 행복하게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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