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도 소중하게 여겨주기를 바란다면, 저 역시 상대방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2월 12~17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세계종교화합주간’ 기념식에 다녀온 후 소감을 밝혔다.
“서로 다른 형태의 믿음을 가진 세계의 다양한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인류의 공통 목표인 평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뜻 깊은 다짐의 자리였습니다. 서로 각자가 자기 종교의 참된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실천한다면 자연히 평화를 위해 헌신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은 좋은 결실입니다.”
김 대주교가 참석한 ‘세계종교화합주간’ 기념식은 세계종교인평화회의 관계자 1000여 명이 참가하는 행사로, UN이 종교화합주간을 지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전 세계 종교인들과 함께 종교의 화합과 평화를 공동으로 약속하는 자리이다.
김 대주교는 14일 UN본부 대회의장에서 유다교와 이슬람교, 불교와 개신교 등 전 세계 이웃종교 지도자들과 총회를 가진 뒤, 16일에는 뉴욕에 있는 원 달마 센터에서 열린 ‘세계종교화합주간기념 및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해 한국 대표로 세계의 평화와 종교 간의 교류를 강조하며 기조연설을 했다.
“인류의 궁극적 소망 가운데 하나는 평화이지만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갈등과 전쟁의 역사로 점철돼 왔습니다. 그러나 그 저변에 흐르고 있는 것은 언제나 항구적인 평화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많은 경우 종교 간의 갈등과 분쟁은 종교 그 자체에 의해서라기보다 종교를 자신이 추구하는 욕망의 방패로 삼기 위해 내세운 세속적 권력에 의해 빚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음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종교화합주간’은 지난 2010년 열린 UN총회 결의를 통해 해마다 2월 1~7일 일주일 동안 세계 종교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대한민국 역시 UN회원국으로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협력기구를 중심으로 2011년부터 기념행사를 갖기 시작했다. 김 대주교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으로 2012년부터 UN결의문으로 제정된 2월 첫 주간에 한정하지 않고 1년 동안 연중행사로 종교화합의 뜻을 살려 나가는 계기들을 마련했다.
“자신의 종교뿐 아니라 상대방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협력하는 노력이 바로 이웃종교 사이의 평화를 이루는 첩경이고, 또한 종교를 통해 인류사회의 화해와 평화 즉 세계평화를 이루는 지름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종교인들은 종교 갈등과 분쟁을 부추기는 이념적 갈등과 세속적 권력투쟁에 휩쓸리지 말고 화해와 평화의 선도자가 돼야만 합니다. 화해와 평화는 최첨단 병기보다 강하고, 영속적이고,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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