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에서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어요? 저는 선교란 것도 제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을 함께 나누고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9일 만난 김영희(64·루치아·부산 용호본당)씨의 얼굴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날도 마침 그동안 가정방문 교리를 하던 이가 세례를 받았다. 김씨는 “교회로 인도한 이들이 교리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세례를 받을때 가장 기쁘고 하느님께 감사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부산교구 선교상을 4년 연속(2009~2012년) 수상한 김영희씨. 김씨가 4년 동안 영세시킨 이는 120명이 넘는다. 선교상 수상 첫 해인 2009년 한해 동안 김씨가 입교 영세시킨 이들은 30명이 넘는다. 이듬해인 2010년에도 33명을 영세시켰다. 2011년 31명, 2012년엔 34명을 교회로 인도했다. 예비신자 입교에 그치지 않고 모두 영세까지 한 신자들 수다. 오는 부활절엔 11명이 세례를 받을 예정이다.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루치아씨가 영세시킨 신자들로 작은 본당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한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김씨의 선교활동은 1980년대 말 호스피스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2000년 6월부터 부산 메리놀병원과 분도병원 장례식장 책임자로 일하면서 그의 선교활동도 더욱 열매를 맺어 이후 매년 수십 명의 영혼들을 하느님께 인도했다.
“장례를 잘 치르도록 곁에서 함께 하고 장례 후에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별 가족들을 돌봅니다. 용서하고 화해하도록 이끌어주고 그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경청하려 노력하지요.”
김씨는 1년이 지난 후에도 기일과 명절, 성탄때면 연락을 취해 안부를 묻고 고인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린다. 대부분 유족들은 그런 김씨의 관심과 노력에 크게 감동한다. 꼭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는 유족들에게 김씨는 조심스럽게 교리 배우기를 권한다.
이런 사례도 있다. 장애를 가진 아홉살 난 용호시장 상인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세례를 받게 했는데 6개월 뒤 아이가 췌장암에 걸렸다. 아이는 부모 보다 김씨를 더 찾았고, 김씨는 죽는 날까지 그 아이의 엄마이자 친구가 되어주었다. 김씨의 모습에 감동한 아이의 부모는 세례를 받고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또 이 과정을 지켜본 시장 상인 중 5명이 이어 세례를 받았다. 용호시장 욕쟁이 할머니의 영세, 여호와의 증인 신자 가족을 입교시킨 일화도 유명하다. 김씨의 이런 활동으로 용호시장 상인들중 절반 가까이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선교가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교에는 인내와 기도,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한 사람에 대한 선교로 주변과 가족들까지 하느님께로 인도되는 모습을 보며 “신앙(선교)의 빛은 계속 전해진다”는 것을 체험했다는 김영희씨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무엇을 어떻게 말할까 걱정하지 마세요. 진실되게 하고자 한다면 하느님께서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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