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순시기를 맞아 교구 내 곳곳에 마련된 다채로운 십자가의 길을 찾아 사순의 의미를 일깨우고,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에 앞서, 신자들이 찾아갈 수 있는 특색 있는 십자가의 길들을 소개한다.
■ 요당리성지 십자가의 길
요당리성지(전담 장기영 신부) 내 야외 십자가의 길은 주님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교자들의 모습이 예수님과 닮아있음을 기억하는 곳이다.
성지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손을 부각시켰다.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심’을 묵상하는 제1처에는 밧줄로 꽁꽁 묶인 예수님의 손을,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을 생각하는 제2처에는 무거운 십자가를 떠받치고 있는 예수님의 손을,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바라보는 제3처는 십자가에 깔린 손을 강조하는 등, 고통 속에 내던져진 예수님의 손이 중심이 된다. 단순한 손 하나만으로 각 처의 의미를 절실하게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요당리성지 내 야외 십자가의 길은 고통 속에 내던져진 예수님의 손을 부각시켰다. 사진은 요당리성지 십자가의 길 11처.
■ 성안드레아 신경정신병원 십자가의 길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성안드레아 신경정신병원(병원장 이상윤 신부)은 아름다운 조경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병원 뒷산에 마련된 십자가의 길 또한 자연과 어우러져 평온한 가운데 기도에 집중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때문에 입원 중인 환자 및 병원을 방문한 보호자들을 비롯해 일반 신자들도 병원의 십자가의 길을 자주 찾는다. 산책과 더불어 조용히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신앙과 치유의 조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사람 키 높이의 바위에 동판 재료로 부조로 새겨진 십자가의 길은 각 14처의 장면들이 명확하게 드러남으로써 예수님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 안산대리구 연성본당 십자가의 길
안산대리구 연성본당(주임 이정훈 신부)은 2011년 본당 설립 10주년을 맞아 야외 제대와 십자가의 길을 봉헌했다. 본당은 성당 뒷산 총면적 6600㎡ 규모 대지에 야외 미사 공간과 십자가의 길 등을 조성했다.
돌 위에 조각된 십자가의 길은 사순기간 외에도 신자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기도를 드릴 수 있다. 한적한 가운데 따로 또 같이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며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까지의 여정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