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 안에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하느님과 함께한다는 희망을 알리고 싶습니다.”
2월 27일 선교사제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잠비아 솔웨지(Solwezi)교구 마냐마 지역에 파견된 김종용 신부는 선교사제 파견으로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희망에 가득 찼다. 사제로 살아온 지 10년. 선배 사제들에 비하면 사제의 삶이 길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5년 동안, 혹은 그 이상 오지에서 생활해야 하는 선교사제로 파견되기에는 조금 뒤늦은 시기다. 어떤 사목보다도 젊음의 열정과 체력이 필요로 하기에 젊은 사제를 중심으로 파견하는 선교사제다. 하지만 김 신부의 의지는 후배사제들의 젊은 혈기를 덮고도 남을 듯 했다.
“세상 안에서 사제로서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기쁘고 보람을 느끼기보다 일에 치여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오지에서 현지인들과 살아가는 선교사를 생각하면 그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열정에 감탄스러웠습니다. 선교사제 파견은 사제로 살아가면서 늘 동경해오던 일이었습니다.”
교구 사제로서 맡겨진 책무에 성실했지만 늘 가슴 한편에는 선교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혹독한 환경과 처지에서 오히려 열정적으로 사목할 수 있는 선교사의 모습은 김 신부가 동경해오던 모습이었다.
선교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있었지만 김 신부가 발령을 받고 선교사제로서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은 약 1달에 불과했다. 수년에 걸쳐 선교교육을 받고 파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잠비아 현지에는 하루라도 빨리 사제가 필요로 했다. 김 신부는 1달 동안 잠비아 현지에서 선교사제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선교교육 외에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응급실을 찾아 실제 응급환자들을 처치하는 모습을 견학하며 응급처치를 익히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를 만나면서 육체적 고통도 크지만 그보다도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교사제로서 그들을 위해 임상사목과 영적 돌봄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파견된 동안 교육이 열악한 그곳 사람들을 위해 현지인 교육봉사자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3여 년간 이주민 사목을 하며 외국인들과 자주 소통해온 김 신부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도움보다 정신적이고 영적인 도움임을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었다.
또 그들에게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었다. 김 신부는 현지인 봉사자를 양성, 현지인 교육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에이즈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인식하고 자신이 교육받아 봉사하던 틴스타(TeenSTAR) 교육도 십분 활용할 생각이다. 이미 원로사목자 한상호 신부의 노력으로 마냐마 지역에는 성당과 사제관, 유치원 등이 건설돼 외적인 요소는 갖춰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기후, 환경, 음식 등 모든 것이 다른 그곳에 파견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영어도 통하지 않는 현지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도 아니다. 잠비아 오지에 파견되는 김 신부였지만 그의 모습은 시종일관 담담했다. 그에겐 잠비아는 결코 먼 나라가 아니었다.
“같은 하느님 안에 있으니 멀리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먼 곳에서도 하느님 안에 함께임을 기억하고 여러분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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