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교육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신앙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신앙교육의 목적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친교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구본만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신앙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신앙교육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앙교육은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믿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께 전심으로 귀의하게 준비시킬 뿐만 아니라,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가진 신자들에게는 그들이 믿고 있는 교리를 더 깊이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현재 신앙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을 꼽았다. 신앙교육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마련된다 하더라고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것. 인식이 부족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따른다.
“세상이 지나치게 세속적인 가치관 중심이다 보니 신앙교육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고 있더라도 세속적인 것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 신앙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피부로 느끼는 불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안에서 너무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성찰하는 기회와 시간도 그만큼 적어집니다.”
신앙교육은 성당에서, 지식교육은 학교에서, 상식교육은 사회에서 하는 것 등으로 각각의 성장을 위한 교육이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이 옛날만큼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
“신앙교육을 본당이나 교회가 해야 할 일로 분리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전인적 성장은 지성, 인성, 감성, 영성의 통합적 성장을 통해 이뤄집니다.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때 신앙교육은 ‘우리’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가능해지고 가정에서부터 신앙교육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교회 내에 마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묶어 주는 과정이 없다 보니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생애 주기에 따른 평생교육의 형태로 교구 및 본당 차원의 신앙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년시기부터 노년시기까지 신앙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교구차원의 신앙교육과정이 큰 틀 안에서 방향을 제시하면 본당은 그 방향을 본당의 특성에 맞게 구체화합니다. 또 본당의 각 단체는 각 단체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아울러 그는 신앙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문화적인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구 및 본당 차원의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신앙교육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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