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면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스도교적인 시각으로 내면의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상담사목을 보다 폭넓게 지원할 때입니다.”
최근 김인호 신부(대전교구 삼성동본당 주임)가 3주 과정으로 마련한 ‘그리스도인 되어가기’ 영성심리강좌는 신자들의 큰 호응 안에서 진행됐다. 건강한 신앙생활이란 무엇인지, 정신건강과 신앙생활은 어떤 관계를 갖는지, ‘화’로부터 ‘감사’로의 여정을 이어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현재 본당 사목자로서뿐 아니라 대전가톨릭대와 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인 상담심리 전문가다. 현재까지 한국교회 교구 사제로서는 유일하게 이탈리아 로마 그레고리안대학에서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목자이기도 하다.
김 신부는 평소 신자들의 모습에서 “‘종교’가 폭력의 도구가 되고, 행복의 걸림돌이 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가족들은 돌보지 않으면서 열심히 성당에만 다니는 이들, 누가 봐도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는 모습 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작게는 폭식하는 버릇에서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묻지마 폭력’에 이르기까지 내면에 ‘화’를 품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힌다.
특히 김 신부는 “가톨릭 전통 영성 안에는 현대인들에게도 큰 선물이 되는 가치들이 넘쳐나지만, 신자들조차 이른바 ‘힐링’을 핑계 삼아 교회 밖에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며 “심각한 경우, 사이비종교나 신흥영성 등에 빠져들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김 신부는 “개개인의 습관 혹은 일상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그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성상담 등을 필수적인 사목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 신부는 “우선 기존에 교회 안에서 활동 중인 상담전문가들부터 그리스도교적인 시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심리상담을 비판적으로만 보는 사목자들의 의식도 개선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상담이라는 것은 삶의 동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신앙생활을 헤치는 장애물들을 스스로가 볼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어두움 전체를 없애려고 나설 것이 아니라, 작은 불이라도 켜서 빛을 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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