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장애인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였습니다. 치유 역시 인간과 인간의 인격적 만남으로 이룬 기적입니다. 가톨릭교회의 장애인사업도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당사자주의적 장애인관’에 비추어 극복돼야 합니다.”
최근 ‘예수 그리스도의 장애인관과 교회의 장애인사업에 관한 인식 연구’ 주제 논문으로 대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중규(베네딕토·55·대구대학교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수석연구위원)씨. 휠체어를 타는 1급 지체장애인인 정씨는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장애인 직업재활학 분야에 들어선 만학도로, 오랜 연구를 거쳐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논문을 통해 정씨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주로 이뤄지는 시설 중심의 관리형 복지에서 한걸음 나아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는 장애인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복지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 모범을 ‘예수 그리스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의 치유행위는 병자를 죄인으로 치부하던 당시 시대상황으로 봤을 때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장애인을 사회공동체로 통합시키려는 의도적인 사회복지활동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현대 장애인운동의 주류 인식 체계인 ‘독립생활 패러다임’의 실천 이념을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씨는 무엇보다 장애인사업의 권리 주체요 당사자인 장애인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권리와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들의 권익옹호와 역량강화 및 사회적 환경·제도 개선에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투신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스도의 영성과 치유의 감성이 교회 안에서 다시 회복돼야 합니다. 그분을 통해서만 장애인의 독립생활과 사회통합, 무엇보다 참된 구원이 교회 안에서 온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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