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설본당인 광교본당 새내기 총회장입니다. 부족한 저에게 부르심을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아주 평범한 신앙생활과 모태신앙이라는 것 외에는 드러낼 수 없는 저에게 총회장 제의를 하신 신부님, 고민을 하였지만 그래도 하느님의 자녀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받아들여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님 앞에 섰습니다.
과연 평신도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총회장이라는 직분이 없었을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 한복판에 사는 평신도의 삶’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들과는 달리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훌륭한 평신도의 삶은 성직자와 수도자처럼 신앙이 깊을수록 세속을 떠나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평신도의 가장 큰 특징은 ‘세속성’입니다.
세상 안에서 태어나 세상에서 살고 소명을 받아 세상을 성화 시키는 것, 이것이 ‘평신도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평신도 생활의 중심지는 ‘가정과 사회’이며 평신도의 사명은 ‘세상을 복음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안에서 신자답게 살아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어설프게 신자임을 드러냈다가는 손해 보기가 쉬운 세상이니 말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스피드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 커뮤니티의 발달은 국가, 세대, 문화의 간격을 없애고 온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격적 소통은 턱없이 부족하여 내면의 허기를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상황 속에서 평신도로서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도하는 삶에 최선을 다하고자 호소하고 싶습니다. 과연 나는 세상 한복판 어디에 있습니까?
빛보다 빠른 세상, 나만을 위해 정신없이 세상을 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쁘게 만드는지, 이제 우리는 세상의 숨을 고르며 나의 작은 기도가 가장 크고 값진 기도임을 알 수 있도록 평신도의 삶을 기억하며 살아야하겠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마태 25,13)하는 하느님 말씀을 기억하며 항상 깨어 있도록 합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