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의 공사 기간 중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이 있었다. 공사를 시작한지 약 2개월 정도 지나 동생을 시작으로 우리 모두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소화제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약을 먹어봤으나 효과가 없었다.
거의 열흘간을 24시간 통증으로 고통을 당하다가 큰 도시 병원에 나가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물을 끓여먹지 않은 결과로 병균에 감염됐다는 것.
결국 강한 항생제를 먹고 보름 만에 회복은 했지만 거의 귀국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건물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는 것을 보면 모든 고통과 피곤함이 사라지면서 신바람이 나고 용기가 샘솟았다.
드디어 5개월째 접어들면서 성당과 사제관 그리고 진료실의 건물이 완전히 모습을 갖추게 됐고 기초공사를 마무리 한 다음 9월 중순에 모두 한국으로 들어갔다.
이제 미장을 하고 타일을 붙이고 축대를 쌓는 마무리 작업은 내 몫이 됐다. 다음해인 2012년 6월 3일 삼위일체 대축일에 축성식과 봉헌식을 하기로 했으니 그때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이때부터는 본당 신자들이 많이 동원돼 한 마음으로 본당 세우기에 온힘을 다했다. 본당의 안나회와 나자렛회의 자매들은 매일 나와 인부들 식사 준비와 돌 나르는 일을 열심히 도와줬고, 어린이들까지 나와 법석을 떨었다.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큰 성당과 사제관이 이렇게 빨리 우뚝 서게 되니 이곳 교우들이 나보다 더 흥분하고 기뻐했다. 이곳 사람들은 잠비아식으로 하면 몇 년은 족히 걸릴 공사인데 이렇게 일 년 만에 끝난 것은 한국식 ‘빨리 빨리’ 덕분이라고 입 모아 이야기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렇게 큰 공사를 큰 탈 없이 잘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와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해주신 교구 주교님과 모든 신부님들 그리고 신자 여러분들의 덕분이라고 믿으면서 이렇게 외치고 싶다.
“이곳 아프리카 형제들을 위하여 기도해주시고 아낌없이 후원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