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사명(使命)은 무엇입니까?”
이돈희(임마누엘·66)씨는 자신은 ‘효친경로사상’ 부활을 위해 헌신하는데 부르심을 받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50년을 넘게 한 길을 걸어왔다.
이돈희씨는 우리나라 ‘아버지의 날’ 제정을 위한 여론 조성에 힘쓰고, ‘노인의 날’을 주창, 공식적인 국가기념일 제정에 가장 큰 힘을 실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우리 사회의 ‘효친경로사상’ 부활과 아버지의 날 및 노인의 날 제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을 빛낸 도전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도전과 리더십을 통해 역경을 이겨내고, 밝고 희망찬 사회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한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 상은 가수 싸이, 역도선수 장미란씨 등이, 지난해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사랑의 쌀 나눔운동 이선구 이사장 등이 받았다.
이씨가 50여 년 전 품은 열정은 지금도 한결같다. 바로 ‘효친경로사상’을 되살려, 성가정을 근간으로 하느님 보시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날’ 의미를 확산하는데 매진했고, 대학 4학년 ‘노인의 날’을 주창했다. 사재를 털어 ‘한국노인문제연구소’와 ‘한국노인학회’도 설립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차갑게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젊은 나이에 생뚱맞게 노인 문제를 언급한다며 장난으로 취급받거나, 노인들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꼼수라는 등의 오해받은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후 그의 오랜 노력이 각종 매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노인의 날’ 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차차 늘어났고, 1997년 정부가 노인의 날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노인의 날’ 제정은 효친경로사상 부활의 또 다른 시작일 뿐입니다. 노인 문제를 사회 전면에 끌어내고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촉매인 것이지요.”
실제 그의 끈질긴 바람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달리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에도 만연한 개인주의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효 사상의 부재”라며 “특히 그릇된 가치관을 만들어내는 매스미디어의 폐해는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또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들이 만연한지 올바로 알고 대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독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10대 젊은 시절부터 노인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헌신의 삶을 살아온 그도 이제 60대를 보내고 있다. 이씨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60대는 노인 축에 끼지도 못한다”며 “각종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젊은이들도 먼저 노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인들에게도 무조건 대우받거나 혜택을 받고자 하는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이씨는 “건강한 정신과 마음자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각자 관심과 연령대에 따라 다양한 여가·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신앙생활은 삶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에도 교회 안팎에서 평생교육 강좌와 노인 교육 등의 강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사회 노인 문제가 넘쳐나는 한, 그의 발걸음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오늘도 소명을 다진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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