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개근이 제일 쉬웠어요.”
유치부에서부터 올해 졸업한 중·고등부까지, 주일학교를 개근한 서울 길동본당(주임 김순진 신부) 노현지(미카엘라·18)양은 비결을 묻는 말에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 그는“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큰 관심을 받는 것이 부끄럽다”며 자신을 낮췄다.
현지양의 개근이 더욱 놀라운 건 주일미사 참례뿐만 아니라 캠프와 피정 등 주일학교 행사와 관련된 모든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본당 주일학교의 산 증인인 셈이다. 현지양은 초등부 때부터 꾸준히 주일학교 성가대에서 활동했고, 작년에는 본당 주일학교 회장과 9지구 청소년 부회장도 맡으며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현지양은 ‘주일은 거룩하게 지내는 날’이라는 부모의 가르침으로 주일에 성당 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고 말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 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전화나 문자로 미사에 빠지지 않도록 독려해주셨어요. 저 또한 미사 빠지고 공부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를 거라 생각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주일에 성당에서 즐겁게 보내기 위해 평소에 열심히 공부했어요.” 이런 현지양에게 성당활동은 짐이 아닌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많은 요즘, 현지양의 개근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본당 주일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장경근 보좌신부는 “현지양은 주일학교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학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서 “주일학교 후배들에게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 측은 현지양의 개근을 축하하며 묵주 금반지와 태블릿 PC를 선물했다.
현지양의 꿈은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또 대학에 진학 한 이후에는 본당 가톨릭스카우트에서 대장으로서 봉사한다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정든 주일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서운해요. 고3 수험기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룬 다음, 본당 청년으로서 봉사하며 신앙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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