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베드로대성당 광장에서 날씨를 아랑곳 않고 10만 명의 신자들이 모여서 새로운 목자가 탄생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신자는 차디찬 돌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묵주기도를 바치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흰 연기가 오르며 새 교황 선출이 발표됐을 때 광장의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기뻐하는 광경은 살아있는 교회의 단면이었습니다.”
로마한인신학원장 김종수 신부<사진>는 다섯 번의 콘클라베 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교황 선출이 발표되던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어느 나라 대륙 출신의 교황이 선출됐나’하는 사안 보다는 ‘새 교황’을 만나게 됐다는 것에 굉장한 반응을 보이며 좋아하는 장면이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참 목자에 대한 전 인류의 기다림을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김 신부는 투표가 진행되면서 계속해서 베드로대성당 광장을 찾았다고 했다. 12일에도 선출이 불발됐고 13일 오전에도 검은 연기가 올라왔으나 그 시간이 예상보다 좀 빨랐던 점에서 오후에는 대부분 신자들이 발표 시간에 앞서 기다리는 모양들이었다고 상황을 들려줬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의 현지 첫 반응은 ‘의외’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다소 고령이었던 것을 감안, 새 교황은 60대 연령대에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새 교황 선출을 둘러싸고 여러 분석과 배경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그중 한 성직자가 밝힌 견해가 인상적입니다. ‘아무도 고령의 교황이 뽑히리라고 상상하지 못했으나, 그런만큼 이 분을 선택하게 된 하느님의 배려를 헤아려 봐야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첫 번째 예수회원 출신, 비유럽권, 프란치스코 이름을 택한 배경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힌 김 신부는 “특히 전 세계가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신자들과 함께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사목자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반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새 교황 선출 이후 향후 한국교회의 위상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앞으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보조를 맞춰서 어떻게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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