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 ‘겸손’ ‘검소’의 삶으로 대표되는 분입니다. 알려진 대로 사목방문 시에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방하나 드신 채 오셔서 신자들과 함께하셨어요. 복지 병원을 찾아 의탁할 곳 없이 외롭게 투병생활 하는 환자들 발을 직접 씻어주시던 어느 성 목요일 세족례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신자들은 그야말로 큰 기쁨과 감사 기도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는 소식이다. 현지에서 성 고스마와 다미아노성당 주임으로 활동 중인 문한림(유베날) 신부<사진>를 전화로 인터뷰 했다.
문 신부는 “4개월여 전에도 면담을 했을만큼 가깝게 뵈었던 분인데, 새 교황 선출 소식에 놀랍고도 너무 기쁜 마음”이라고 했다.
특히 1990년대 초 시립 알바레스병원 원목으로 근무할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지역 주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인연을 들려준 문 신부는 “평범하다 싶을 정도로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본당 사목 방문 시에도 특별한 대접 받기를 원치 않는 등,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청빈함이 가득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언젠가 사제관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침실에도 책 몇권과 침대 하나 달랑 놓여 있던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교회의 분위기에 대해 질문하자, 문 신부는 “그야말로 환호성이 가득하다”면서 “선출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주교좌 성당에는 수많은 신자들이 몰려 기도를 바치고 있다”고 했다. 문 신부의 본당에서도 특별 기도회를 열어 266대 교황을 위한, 그리고 전 교회와 아르헨티나교회를 향한 기도를 모으고 있단다.
“새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나신 것은 정치 경제적으로 피폐한, 또 새로운 복음화의 기운이 절실히 필요한 아르헨티나 국민들, 더 나아가 가난한 남미 대륙 신자들의 힘을 북돋우는 일로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문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에 “항상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하신 말씀이 유독 가슴에 남는다고 했다. “하느님께 부여받은 책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신자들에게 도움을 당부하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한 문 신부는 “앞으로 교회 안에 어떤 족적을 남기실지 쉽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가난한 사람들과 자주 함께하셨던 모습으로 가늠할 때 일반 서민들의 삶을 잘 보듬어 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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