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장동일(바오로·수원교구 안양 중앙본당)씨. 장씨는 지인과의 통화중 전화기를 붙잡고 절규했다. 삶의 의지를 가득 담은 목소리였다.
2003년 어머니 권영숙(크리스티나)씨는 유난히 몸이 약한 아들 장씨가 현역 1급 판정과 함께 입대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뻤다.
장씨는 입대 전 귀 주위에 염증이 잦고, 멍이 자주 들었지만 운동을 좋아해 생긴 가벼운 증상으로만 여겼다. 염증 치료를 위해 찾았던 병원의 권유로 큰 병원을 찾았던 가족은 청천병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장씨의 병명은 재생불량성빈혈이었다.
“친엄마 맞아요? 아들이 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어요! 이 상태로는 3개월밖에 연명할 수 없어요. 당장 치료 시작합시다!”
의사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장씨는 재생불량성빈혈 중에도 정도가 심한 중증이었다. 권씨는 너무나 무서웠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장씨에게 골수이식이 필요했지만 하나뿐인 누나마저도 조건이 맞지 않았다. 장씨는 면역 억제 치료만을 받았다.
이후 골수이식의 중요성을 깨달은 장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섰다. 10여 년 만에 다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기까지 소아암 환아 후원을 위한 국토대장정을 여섯 번이나 떠나기도 했다. 어려운 살림에도 돈을 아껴 캄보디아 아동을 후원하는 한편, 권씨도 모르게 편부모 가정 보호 시설을 찾아 아이들과 놀아주고 청소를 하기도 했다.
장씨와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이들은 장씨를 ‘열혈 봉사꾼’으로 기억한다. 동료 조욱관씨는 장씨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는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그의 모습에 같은 환우라는 것을 알지 못할 정도였기에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늘 밝은 사고방식은 물론, 자신은 꼭 나을 수 있다는 의지와 봉사에 대한 욕심까지 하루하루 착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라고 말했다.
10여 년간 외래 치료를 받아온 장씨는 지난해 가을 즈음, 수혈을 워낙 많이 받은 터라 철분 과잉으로 다시 약을 먹게 됐다. 장씨는 한 달이라는 약 복용 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곧 열이 나고 몹시 아팠다. 급히 찾은 응급실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이 내려졌다.
골수이식을 위해 항암치료를 계속하지만 암세포는 쉽사리 죽지 않았다. 골수 내 암세포가 가득 차 혈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쁜 균에 대항하는 중성구는 전무하고, 백혈구도 200개밖에 없다. 치료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혈이 필요하다. 일반 헌혈이 아닌 혈소판과 적혈구 수혈을 위한 지정 헌혈이 시급한 것. 장씨를 위해 지정 헌혈을 하려면, 술이나 약 복용을 금하고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한 후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에 입원 중인 장씨의 이름을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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