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S 종합】전 세계 41만2000명의 사제와 5100명의 주교를 포함한 12억 가톨릭 인구를 대표하는 교황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거룩한 과업을 수행한다. 새 교황의 선출에 즈음해 중요하게 제기되는 것은 급변의 시대, 교회와 신앙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새 교황이 수행해야 할 보편적 사제직의 과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다.
사제직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전례 거행의 연속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성체 조배와 그레고리안 성가의 전통 회복을 고무했고,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거의 사라졌던 전통 트렌트 전례에 대한 거의 모든 제한을 없앴다. 또한 교회 안의 전례의 다양성을 용인했다.
새 교황은 두 전임 교황의 노선을 받아들이면서, 우선 옛 전례와 새 전례는 서로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전망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거행되는 다양한 형태와 요소의 전례들을 종합하려는 의지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례에 따라, 새 교황은 교회의 전례적 다양성을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 즉 세계청년대회 등 국제 행사들에서 이뤄지는 교황 미사에 통합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예언직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자신의 교황직의 주요한 프로젝트로 삼았다. 여기에서 그는 공의회의 가르침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과의 연속성을 지닌다고 보았다.
새 교황은 이러한 교도권적 과제가 어느 정도 실현됐는지에 대해서 판단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세속화된 세상 안에서 신앙을 회복하려는 노력, 즉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전임 교황의 의지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러한 노력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는 새 교황이 어느 지역 교회에서 나오는지에 따라 상당히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즉,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 출신 추기경이 교황이 된다면, 새로운 복음화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지니면서도 신앙이 퇴색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문화권에 맞춰질 것이다. 반면, 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선출된다면 비그리스도교, 특히 이슬람 문화권과의 충돌과 긴장을 염두에 두면서 이 지역 교회의 급속한 성장에 주목할 것이다.
새 교황에게 종교의 자유 수호는또 다른 우선적인 과제이다.
왕직
새 교황이 직면할 가장 명백한 과제와 도전은 교회 통치의 문제이다.
즉, 로마 교황청 내부의 쇄신, 또는 교회의 통치 행위의 심장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될 것이다.
콘클라베를 앞두고 열린 추기경 전체 회의에서 추기경들이 다룬 주요한 과제 중 하나가 이른바 ‘바티리크스’(VatiLeaks) 사건이다. 교황청 내부의 부패와 잘못된 운영과 관련된 이러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언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았던 교황청의 재정 운용 문제 역시 심각하다. 새 교황은 실례로, 바티칸은행을 더욱 투명하고 국제적인 규범에 맞게 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교회의 금융과 재산에 대한 운영은 정부나 언론, 그리고 평신도들로부터 점점 더 검증의 과정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추문을 예방하기 위해서 새 교황은 지역 교회들이 자신들의 재정 활동에 대해서 더 엄격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