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톨릭 독립 언론 기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http://ncronline.org/)는 새 교황의 선출에 즈음해 최고 권위를 지니는 신학자로서의 교황이 어떤 신학적 과제를 지닐 수 있는지를 세계 각 지역 신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요약 정리했다. 다음은 그 요지이다.
새 교황의 재위 첫 1년 동안 떠오를 신학적 주제는 크게 지역교회, 주교 단체성, 그리고 성사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지역 교회
역사상 대부분의 교황들이 유럽 출신이었지만 이번에는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는 추측들이 많았다. 보스턴칼리지 윤리신학 교수인 예수회 제임스키넌 신부는 앞으로 수년 동안 전세계에 걸쳐 교회의 전반적인 구조와 형태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교회의 보편성보다는 매우 지역적인 관심을 지닌 지역교회로서의 측면에 논의의 초점이 옮겨갈 것으로 전망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헌장이 반포된 이래, 지역교회의 기능과 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 엠마누엘 카통 골레 신부는 이러한 관점이 현재 아프리카 지역교회 안에서 충분히 성숙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관점 중의 하나는 어떻게우리가 아프리카 지역교회를 단지 서구의 신학적, 행정적, 또는 관료적 틀의 전초 기지로 간주하지 않고, 믿는 이들이 친교를 나누는 세계의 토착적 부분으로 여길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인디애나 주 노틀담대학교 신학교수인 카통골레 신부는 “앞으로 수년 동안 교회 지도자들은 아프리카를 더 이상 서구 교회와 신학의 표현들을 쏟아붓는 ‘쓰레기 하치장’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자신의 과제에 대한 응답 안에서 교회 직무의 지역 고유의 형태를 계발하고 격려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성
지역교회에 대한 문제에 집중할 때, 자연스레 이 지역교회가 로마의 중앙 교회와 맺는 상호 작용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카고 로욜라대학교 신학대학장 수잔 로스 교수는 주교의 단체성에 대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개념을 상당히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그에 의하면, 지역교회가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 교황청은 ‘단체성’이 어느 정도는 권위의 분권화를 의미해야 한다. 아메리카 가톨릭신학학회장인 그는 “늘어나는 중앙집권화는 교회에 선익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영국 더럼대학교 신학과 폴 머레이 교수는 “교회 지도자들은 앞으로 ‘보다 극단적이고 충만한 친교의 교회론’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가톨릭 신학학회장인 그는 이러한 교회론은 ‘일방적, 위에서 아래로, 권위주의적인 의사 결정 모드’에서 ‘상호적 책임과 참된 공동의 의사 결정 모드’로의 이동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키넌 신부는 결국 단체성의 문제는 세계의 서로 다른 지역교회들이 서로 대화하고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과제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지역교회로부터 시작하면, 단체성은 위에서, 그리고 아래에서 나온다. 단체성이 의미하는 것은 교황청이 한국 사람들, 인도 사람들, 케냐인들, 브라질인들, 그렇게 모든 지역 교회와 신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말한다.”
카통골레 신부는 여기서 단지 ‘관심’을 갖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역교회 공동체들이 자기 자신들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신학적으로 흥미로운 방법들’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서 움켜쥔 손을 느슨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들은 ‘실수나 혹은 실험’을 포함한다면서도, “만약 실제로 잘못될 수도 있는 위험까지도 기꺼이 감수하지 않는다면, 결코 지역교회의 신학적 표현들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성사성
어떤 학자들은 지역교회 공동체들의 강화와 이들이 중앙 교회와 맺는 소통에 대한 논의는 교회의 성사성 또는 우리가 하느님의 계시를 세상 안에서 어떻게 인식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별도의 논의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회 메리 루 위르츠 수녀는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서품 받은 사제 부족이 성찬례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로마에 본부를 둔 국제수도장상연합회 회장인 위르츠 수녀는 “교회가 앞으로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는가를 묻는다.
폴 머레이 교수는 새로운 친교의 교회론에 대한 논의는 가톨릭의 그리스도교적 성소와 그 안에서 직무 사제직에 대한 더 깊은 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이러한 논의는 평신도와 사제 어느 한쪽의 중요성에 대한 ‘해묵은 양극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사성을 중심으로 하는 가톨리시즘 안에서 성소와 직무의 통합적 신학’으로 나아갈 필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머레이 교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한 것은 ‘교황직의 건강한 수행과 교회의 효과적인 통치’를 위한 노력이라고 말하면서, 교황의 결단을 통해, ‘친교’로서 우리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지,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지,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삶과 구조의 변화가 요청되는지를 더 잘 식별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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