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및 신앙의 해 개막미사에 참석했던 이들이라면 미사 전례음악을 맡은 교구 성음악위원회 소속 ‘청소년 교향악단’(단장 김태용, 감독 박영린, 지도 현정수 신부)의 연주 솜씨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 내 청소년으로 이뤄진 교향악단은 드문 경우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청소년 교향악단’은 끊임없는 연습과 다양한 공연을 통해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청소년 교향악단’의 연습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연습, 또 연습
‘청소년 교향악단’은 매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안양대리구 비산동성당(주임 현정수 신부) 내 소성당에 모여 연습시간을 갖는다. 꾸준한 연습만이 아름다운 소리를 찾아나가는 길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원들 모두 연습에는 언제나 소홀함이 없다. 각각의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이루기 위해 미진한 부분은 반복 연습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7일에는 연습과 함께 각 악기별 자리 배정을 위한 작은 오디션이 열렸다. 단원들은 매순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손에서 악기를 내려놓을 줄 모른다.
소성당 구석에 마련된 작은 방에 감독(지휘) 박영린(요한)씨와 단원 두 명씩 순서대로 마주 앉았다. 각 단원들의 연주에 박 감독은 귀를 더욱 쫑긋 세우고 집중한다.
“악보를 잘 살펴봐. 그 부분은 좀 더 가볍게 연주해야 되겠지? 그 다음에는 좀 더 힘을 실어서….”
방 바깥의 대기 중인 단원들도 악보를 다시 한 번 훑어보며 자신의 악기를 어루만져본다. 악보를 쳐다보는 눈빛이 레이저(?)라도 뿜어져 나올 듯하다. 긴장감에 손에 땀이 배기도 한다.
■ 하모니
2011년 2월 창단한 ‘청소년 교향악단’은 음악적 깊이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의 신앙생활과 정서 함양을 목표로 두고 있다. 교구 내 청소년들의 신앙적 성숙과 함께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청소년 교향악단’의 지도신부인 현정수 신부는 “‘청소년 교향악단’은 우리 청소년들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가톨릭교회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하느님 나라 백성으로서 성화됨을 위해 창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교향악단’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오디션을 거쳐 발탁된 20여 명의 단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악장 신예진(레아·15·안산대리구 월피동본당)양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업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바이올린을 계속 연주하고 싶어 교향악단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며 “혼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보다 신앙을 중심으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어울려 연주하다보니 협동심도 생기고, 실력도 키우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소년 교향악단’은 교구 설정 50주년 및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비롯해 창단준비 연주회와 창단 연주회, 2011년 추계사제연수회 초청 연주회, 본당 초청 연주회, 총회장연수 초청 연주회, 정기 연주회(연 2회) 등 다채로운 공연을 갖는 한편, 한 차례의 피정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김종민(로사·14·수원대리구 영통영덕본당)양은 “함께했던 피정을 통해 서로를 좀 더 알게 되고 화음을 이루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양은 또 “오르간과 성가대의 노래에만 익숙했던 이들에게 우리의 연주로 더욱 풍성한 미사곡을 전할 수 있어 좋다”고 단원으로서의 기대감을 전했다.
‘청소년 교향악단’은 올 8월에 열릴 예정인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음악회와 10월 예정인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서게 될 ‘청소년 교향악단’이 더욱 풍성한 소리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청소년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박 감독은 “주일마다 먼 거리를 마다하고 찾아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함께하려는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으로 변화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사한다”며 단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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