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3일 삼위일체 대축일에 거행된 축성 및 봉헌식을 앞두고 성당, 사제관, 진료실 그리고 유치원 건물이 말끔히 완성됐다.
축성미사를 위해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님께서 관리국장 송병선 신부님과 함께 방문해주셨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교구와 이곳 솔외지교구 간 선교협약을 맺어 앞으로 교구 신부를 계속 파견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제 교구는 아프리카 대륙에 수단에 이어 두 번째 선교지로 잠비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축성식 전날에는 본당 내 모든 공소신자들이 모여 그동안 성전 및 선교센터 건립을 이뤄주신 교구 주교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모아 염소와 닭을 선물로 바쳤다. 함께 어울려 민속춤과 노래를 부르면서 흥겨운 축제의 밤을 보냈다.
축성미사는 이곳 주교님과 우리 이 주교님께서 공동으로 집전해 주셨다. 이 지역 추장을 비롯한 많은 내빈과 신자들로 2층 성가대석까지 꽉 찼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미사는 오후 3시경에나 끝났다. 무려 5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 생전에 이렇게 긴 미사는 처음이었다.
염소가 12마리, 닭이 45마리가 봉헌되면서 성당은 염소와 닭 울음소리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곳 신자들에게 염소와 닭은 가장 소중한 감사와 환영의 선물이다. 미사 후에는 소와 염소를 잡아 모처럼 포식을 하며 풍성한 시간을 보냈다.
신자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 나는 텅 빈 성당에 앉아 이런 기도를 드렸다.
“오늘이 있기까지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시고 베풀어 주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당신 자녀들에게도 큰 은총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이제 주님께서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주셨으니 이제부터 더욱 열심히 주님께 찬양 드리고 말씀을 전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소서. 무엇보다도 오만한 마음을 버리고 온전히 여기 힘들게 살고 있는 형제들을 정성껏 섬길 수 있도록 겸손한 마음을 제게 내려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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