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구는 한국교회의 고유한 특성인 자발적인 신앙정신과 순교신심의 뿌리와 전통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평신도들에 의해 하느님의 말씀이 먼저 전해진, 세계 선교 역사 안에서도 유래가 없는 모범이지요. 이벽을 비롯한 권철신, 이승훈 등 신앙선조들이 남기신 발자국은 우리 교구 곳곳에 짙게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신앙선조들의 모범을 따라 사는 평신도들 또한 이 시대 교회를 이끌어갈 주역인데요. 우리 교구에서도 평신도들의 활동은 매우 다양하고도 활기찬 모습으로 이어져왔습니다.
2007년 3월에는 당시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 여성연합회가 회칙을 개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특히 우리 교구 복음화국에서는 평신도 성경 봉사자와 선교사를 양성해 매주일 각 본당 등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오지 등을 제외하면, 한국교회 안에서 평신도가 평신도를 대상으로 본당 순회 교육을 시작한 교구는 수원이 처음이었습니다. 복음화국 선교봉사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는 평신도들의 모범으로 꼽을 수 있는데요. 이렇게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배우고 성장해 다른 이들의 성화를 위해서 봉사하는 모습은 이 교회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실제 성직·수도자들만이 한 본당에 몇 천 명씩이나 되는 신자들의 교육 열정을 모두 채워주긴 어렵지요. 교구장과 사제단의 일치, 사제와 사제의 일치, 사제와 신자들의 일치, 신자들 간의 일치도 이러한 평신도들의 모습을 근간으로 더욱 탄탄히 다져질 수 있지요.
또한 저는 해마다 ‘교구장과 본당 총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일선 본당 신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했습니다.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하는 행사라면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직접 찾아가고 싶었는데요. 우리 교구에 평신도들이 설립하고, 또 자발적으로 시작해 나날이 발전하는 단체와 모임 등이 갈수록 늘어가는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예를 들어 축구선교연합회는 축구동호인연합회가 성장한 결실이기도 합니다. 우리 개개인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정체성을 적극 인지하게 되면, 모두가 각자의 삶의 현장과 연계해 복음의 사도로서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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