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로테크놀로지’의 핵심은 여성의 몸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고 부부관계가 증진되도록 도울 뿐 아니라 난임·불임의 근본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나프로테크놀로지 적용과 확산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아일린 테 수녀(Arlene Te, 예수성심회· 타이완 카르디널 티엔 병원 가정의학과 의사)는 “인위적인 난임·불임 해결 과정에서는 임신 혹은 피임에만 초점을 맞춰, 여성 건강과 올바른 부부관계 의미 등을 간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나프로테크놀로지는 부부가 함께 여성 몸의 작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영성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끈다고 설명한다. 특히 어린 생명의 인격을 존중하는 방법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현대 의과학 발전에 따라 특히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경구피임약 개발과 낙태, 시험관아기시술 등이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이 ‘괄목할 만한 성과’는 인간 생명을 직·간접적으로 파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테 수녀는 16일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에 참가, 반생명적인 생식의학의 대안으로 ‘나프로테크놀로지’를 제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나프로테크놀로지 적용을 위한 연구 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적용된 바는 없다.
‘나프로테크놀로지 NaPro TECHNOLOGY’(Natural Procreative Technology, 자연출산술)는 여성의 생리주기 및 가임기에 부합하도록 고안, 자연적 출산력을 향상하고 각 산부인과 질환의 근본 원인을 찾도록 돕는 새로운 생식과학법이다. 테 수녀는 여성건강학의 한 분야로도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방법은 1976년 미국 토마스 힐거스(Thomas Hilgers) 박사팀이 만들고, 이어 1980년 표준 시스템을 확립하면서 미국과 아일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지로 퍼져 나갔다. 타이완에서는 테 수녀가 지난 2005년부터 카르디널 티엔 병원에서 이 방법을 시행하면서 알려졌다. 이 방법은 교육과정이 객관적이고 표준화돼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시험관아기시술에 비해 여성 심장병과 유방암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점도 의학적자들도 관심을 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타이완에서 시험관아기시술 성공률이 38.8%이지만, 나프로테크놀로지의 성공률은 48.6%로 월등히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테 수녀는 “타이완에서는 2007년 이 시술을 활용해 아기가 태어난 이후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서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가 부족으로 활발히 확산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는 타이완에서는 테 수녀를 비롯해 2명의 산부인과 의사와 시술자, 교육자가 각각 한 명씩이 활동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교구에서 혼인강좌 정규 프로그램으로 나프로테크놀로지를 도입해, 교회 가르침에 따라 생명윤리의식을 고양하고 실질적인 생식 문제와 부부관계 개선 등에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일반 의학 전문가들이 이 방법에 관심을 갖고 널리 적용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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