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가 선출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부터 콘클라베, 그리고 새 교황 선출까지, 교황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교황과 관련된 영화를 소개한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되던 2005년, 외신들은 그가 하느님께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활기차고 강력하게 이 큰 과업을 맡을, 더 젊고 나은 후보들이 있습니다’라고 기도했다며 교황의 인간적 면모와 유머감각에 주목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원제 Habemus Papam 하베무스 파팜, 교황이 선출된 직후 선포되는 라틴어 선언문)’는 교황 선출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발칙한 상상을 내놓는다.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열리는 추기경 비밀회의 콘클라베 안에서 추기경들이 ‘주여, 제발 저는 아니기를’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게다가 교황으로 선출된 멜빌 추기경은 교황직이라는 엄청난 중압감에 눌려 도망치기까지 한다. 영화는 코미디적 요소를 통해 교황의 인간적 면모를 그리지만 더불어 콘클라베의 긴장감, 바티칸의 아름다운 분위기와 신비스러움 등도 묘사한다. 부담감에 시달리는 교황을 상담하기 위해 한 정신분석학자가 교황청을 찾는 모습은 종교와 현대사회의 만남을 보여주는 듯하다.
영화의 실제 감독 스스로가 정신분석학자 분으로 연기하며, 그는 바티칸 안에서 세계 추기경 배구대회 등을 제안하며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배구대회에 참가해 어린아이마냥 행복해하는 추기경들의 모습은 신학교 눈밭에서 뛰어노는 사제들을 그린 이탈리아 작가 마리오 쟈코멜리의 사진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를 연상하게도 한다.
영화에서 그려진 성직자들의 인간적 고뇌와 바티칸의 친근함은 엄격한 종교적 잣대로 보면 가볍기 짝이 없지만, 대중들의 교회에 대한 성급한 짐작이나 비뚤어진 시선보다 순수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한 후 교황 프란치스코가 새롭게 선출되기까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에 개봉을 앞둬 화제가 되고 있으며, 제64회 칸느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호평을 얻었다. 이탈리아 개봉 당시 24주 동안 약 8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흥행작이다. 난니 모레티 감독, 102분, 4월 개봉.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새 교황이 선택한 교황명 프란치스코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에서 따온 것이다. 이러한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이번 선출된 교황의 의지를 쉽고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물질의 풍요를 떨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하느님께 의탁하며 하느님이 만든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드라마와 인터뷰 등을 통해 섬세하게 프란치스코를 취재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25세 청년 프란치스코가 아버지의 유산과, 입던 옷마저 벗어던지고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습, 이후 그가 프란치스코 수도회를 설립해 나환우와 가난한 이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까지 영화는 역사적 성인의 삶을 살아있는 듯 그려낸다.
DVD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와 더불어 새 교황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다시금 복음적 가난을 실천할 수 있는 힘마저 불어넣어준다. 베네딕토 미디어,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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