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고 있을 때, 그 기쁨과 열기가 북녘땅에도 전해졌다. 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2002년 6월 25~29일 북한을 방문해 ‘교구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본부’가 모금한 축구공 ‘2002개’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에 전달한 것이다.
최 주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주간을 맞아 25일 평양 장충성당에서 교구 사제단과 공동으로 남북통일기원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교구는 ‘월드컵을 화해와 평화의 운동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전국 신자들의 후원을 받아 축구공 2002개를 마련했다.
가톨릭신문은 2002년 7월 7일자에 ‘수원 사제단 등 북한 어린이에 축구공 전달’이라는 제목으로 “최 주교의 이번 방북은 월드컵이란 국가적 큰 행사를 적극 활용해 북한 동포들에게 월드컵 열기를 전하는 한편,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축구공을 전달함으로써 남북이 교류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 주교는 귀국 직후 공항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보다 북한 동포들과 만남을 가졌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만남 자체에 의의를 둔 바 있다.
방북단은 6월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항을 통해 북한 남포항으로 지원물품을 수송했으며, 축구공 이외에 경운기 200조, 지붕개량재(아연도 강판) 18만㎡ 등도 함께 지원했다. 방북단은 북한 방문중 지원물품의 배분, 사용처 등을 확인하고 추후 지원계획에 대해서도 북측과 논의했다.
당시 북한 방문에는 최 주교를 비롯 교구 사제단 등 교구 관계자, 임창열 경기도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 송월주 조계종 전 총무원장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방북단은 북한 양강도 현지를 방문, 지원한 물품의 배분 상황을 시찰하기도 했다.
최 주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사람들도 남북이 하루빨리 통일되길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만남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며 한민족이 가진 통일의 열망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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