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여 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가톨릭문인회는 김남조, 홍윤숙, 구중서, 최인호, 김주영, 오정희,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구성돼있다. 이번 창간은 문학과 신앙이라는 공통의 화두로 가톨릭문인회 회원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문인회는 「한국가톨릭문학」은 ‘가톨릭’이라는 용어 의미인 ‘보편성’을 통해 교리나 신앙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 삶에 귀를 기울이는 문학을 지향하기 위해 폭넓은 범위의 독자들에게도 문을 열어둔다고 밝혔다.
이번 창간호 특집에서는 ‘한국문학과 영성문학’이라는 주제로 구중서 시인, 조창환 시인, 유성호 교수가 오늘의 한국 가톨릭문학이 가야할 길에 대해 기고했다. 신작시 코너에서는 홍윤숙, 김남조, 허영자 시인을 포함한 37명의 한국가톨릭문인회 소속 시인들의 신작시가 소개된다. 특히 얼마 전 작고한 고(故) 성찬경 시인의 유작도 만나 볼 수 있다. 소설 코너에서는 유홍종, 노순자, 구자명 소설가의 신작 소설을, 동시와 동화 코너에서도 가톨릭적 세계관과 순수한 동심이 공존하는 깊이 있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좌담 코너에서는 ‘나의 문학, 나의 종교’라는 주제로 오정희, 신달자, 김원석, 이승하 시인이 각각의 신앙체험에 대해 나누며, 자신의 문학이 어떻게 신앙과 연결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전한다. ‘신앙, 나의 첫 입맞춤’, ‘나의 묵주 이야기’등과 같은 에세이 코너를 통해서는 회원들의 신앙생활과 문학 정신을 담은 글들을 선보인다.
김종철 회장은 “소설가 그레이엄 그린은 오만으로 가득한 지성으로 말미암은 현대문명의 정신적 불모 상태를 영성문학으로 극복하려 했고, 시인이자 수필가인 토머스 머튼은 ‘혀로 침묵할지언정 기도의 소출은 이웃에게 나눠줘야 한다’며 문학을 통해 신앙을 넘어선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가톨릭적 인간애를 통해 세계와 소통했듯이, 가난과 자연재해 등 세상의 어둠으로 인해 절망하고 고통받는 대중에게 ‘사랑’과 ‘희망’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가톨릭적인 영성 추구와 문학의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큰 목표를 지향하며 좀 더 가치 있는 무크지로서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