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속 썩이면 하나씩 드시고 그러세요. 집에서 기다리는 아기도 갖다 주고요.”
초콜라티에 양정희(율리아) 씨가 말한다. 12일,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최병조 신부, 이하 센터)의 ‘행복동행’ 초콜릿 만들기 수업 현장이다. 여러 나라에서 온 결혼이민여성들은 짤주머니에 초콜릿을 부어 틀 안에 넣느라 여념이 없다.
센터는 올 3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사는 결혼이민여성들에게 평생교육 특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교육의 흥미 제공과 더불어 판매를 통해 자활과 자원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아직 실력이 영글지 않아 판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초콜릿 배우기에 열심이다. 각각 13명이 참여해 고급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우는 이 교육은 센터 안에서도 호응도와 참석도가 높은 인기 수업이다.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크랜베리를 섞어 화이트초콜릿과 버무린 ‘후르츠넛’을 만든 결혼이민여성들이 활짝 웃으며 초콜릿을 냉동실에 넣는다. 시간이 흐른 후 만든 초콜릿을 담아 집으로 가져갈 때는 하나라도 더 넣으려는 마음이 앞선다.
베트남에서 온 도티늉(베트남ㆍ22) 씨가 부센터장 정연오 수녀에게 자신이 만든 초콜릿 하나를 건넸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교육을 맡은 양 씨가 수업을 마쳤다.
“자신이 만든 초콜릿을 봉지에 담아 가져가세요. 수업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만든 초콜릿은 누구 줄 거예요?”
교사의 질문에 ‘남편이요’라고 속삭이며 얼굴을 붉히는 한 결혼이민여성의 모습이 수줍다.
‘행복동행’ 결혼이민여성들의 초콜릿 만들기 수업 현장
“달콤한 초콜릿! 함께 드셔보실래요?”
발행일2013-04-21 [제2842호, 7면]
▲ 수업에 참여한 결혼이민여성이 밝은 표정으로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