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직을 맡은 지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과정에서 교우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큰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7월 첫 임명장을 받을 때가 떠오릅니다. 임명장 하나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제대로 총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불안감도 동반했습니다. 일반교우의 자격으로 교우들과 마주하는 것과 어떤 직위를 가지고 교우들과 함께하는 것은 분명 달랐습니다.
임명 후 처음으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와 관련 행사를 교우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가득했던 대축일 미사와 행사를 무사히 끝냈고, 이 과정에서 내 일처럼 열심히 봉사하는 교우들의 도움이 많은 힘이 됐습니다.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기 전 대림시기에는 특히 구유제작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이 역시 교우들과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고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성당 교리실과 식당 리모델링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고려해 봐야할 상황이었지만 교우들의 관심이 적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쓸데없는 고민이었습니다. 교우 한 분, 한 분이 도움을 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기도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 또한 교우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의 총회장은 평신도들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직책의 특성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우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총회장은 교우들을 위해, 그리고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내어 맡기고 희생하고 봉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교우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눔’은 곧 함께하는 공동체이며, 공동체는 곧 ‘이웃’이라는 징표입니다. 이웃끼리 서로 격려하고 기도합니다. 그 기도는 바로 하느님을 따르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의 표시이며 증거입니다. 결국 나눔은 하느님을 따르겠다는 마음의 표현이며, 그러한 삶의 시작입니다. 주일 교중미사를 끝내고 사제와 함께 성당 문 앞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교우들과 인사를 나누며 배웅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찹니다.
“나는 보잘 것 없는 총회장입니다. 이 시간 우리 함께 하느님께 제사를 올렸으니, 우리는 가장 값지고 큰 기쁨을 함께 나눈 것입니다. 다음에도 또 뵙고 우리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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