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3월 26일 반포한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민족들의 발전」은 기아와 빈곤, 질병, 무지로부터 해방되려는 민족들의 노력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응답이다. 한마디로 국제개발 및 해외원조에 관한 교회의 대헌장인 것이다.
총 87개항으로 구성된 회칙에서 바오로 6세는 첫째,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도와야한다는 ‘연대성의 의무’ 둘째, 모든 국가가 더 인간다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서로 나눠야 한다는 ‘보편적 사랑의 의미’를 선진국에 제시한다. 이 회칙에서 교황은 레오 13세가 다룬 부유계층과 빈곤계층 사이의 투쟁 범위를 확대해 부유한 나라들과 빈곤한 나라들 사이의 투쟁문제를 다룬다. 그러기에 이 회칙은 전적으로 국제개발 문제만을 다룬 최초의 회칙이다.
제1부(6-42항)에서는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인간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6-11항)을 제시하고, 이 문제의 타결을 위해 교회와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점을 제시한다(12-21항). 그리고 교회와 사회의 노력으로 발전을 지향해야 할 문제에 있어서 요구되는 가치기준과 그에 필요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22-42항).
제2부(43-87항)에서는 인류전체의 공동발전이라는 주제 하에 약소민족에 대한 원조의 필요성(45-55항), 공정한 통상관계(56-65항), 보편적 사랑(66-75항), 평화의 추진(76-80항)을 언급한다.
먼저 교황은 개인의 전체적 발전 노력은 인류전체의 공동발전 노력과 결부돼야 한다고 전제한 후 국가 간의 참된 유대 구축을 위해 다양한 협동기구를 조직하고 그에 필요한 협동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리고 민족들은 서로 형제이므로 선진국들은 후진국들을 상호연대성에 입각해 도와줘야 하며, 국가들은 서로 보편적 사랑의 의무에서 보다 인간다운 세계를 건설하도록 공동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발전을 평화의 새 이름으로 명명하면서 이 회칙의 결론을 맺는다. 교황은 “국가들 사이에 개재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균형이 지나치면 긴장과 불화가 생기며 드디어 평화를 위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평화는 전쟁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질서, 보다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노력에 의해 얻어진다”(76항)고 말한다. 그리고 보다 더 나은 세계는 모든 인간들의 공동노력으로 이룩할 수 있는 일임을 역설하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평화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며 “행동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80항)이라고 강조한다.
교황은 평신도들에게 “피동적으로 지침이나 명령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 구상과 계획으로 사회 공동체의 정신과 풍습, 법제와 조직에 그리스도교의 정신을 불어 넣도록”(81항) 호소하며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다른 종교 신자들, 그리고 선의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류의 공동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자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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