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감골본당(주임 박경환 신부)이 마련한 혼인갱신식. 미사해설자가 미사의 시작과 함께 신랑, 신부의 입장을 알리자 정장과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부부들이 촛불을 들고 꽃길을 따라 제대 앞에 촛불을 봉헌한다. 박경환 신부가 강론을 통해 보좌신부 시절 병자영성체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할머니 댁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면서 십자고상 옆에 걸린 사진을 보고 ‘여기 계신 할아버지가 남편이에요?’하고 묻는 순간 할머니가 눈물을 뚝뚝 흘리셨어요. 제게는 그날이 참된 부부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였습니다.”
혼인갱신식에 참석한 부부 10쌍이 미소를 지었다. 부부들은 혼인성사 때 서약한 사랑과 신의를 하느님 앞에서 다시 굳게 다졌고, 자녀를 낳고 기르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더욱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기로 약속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가장 천한 부분도 껴안아줄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훗날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배우자의 사진을 걸어 놓고 ‘이분이 내 아내, 내 남편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을 키워가기 바랍니다.”
부부들은 주례사제가 축복한 반지를 교환하며 사랑을 고백했다. 5년 만에 혼인갱신식에 다시 참여한 문병남(요아킴·47)·이명녀(글라라·47) 부부는 “예전에는 얼떨결에 따라했지만, 이번에는 준비하면서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기회였다”며 밝게 웃었다.
감골본당은 매월 둘째주일을 가정주일로 정해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고, 국수잔치를 갖는 등 가정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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