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고 즉흥적인 요즘 청년들과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미지의 전례. 이 둘은 서로 멀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 듯하다.
교회 내 청년전례교육이 전례를 배우려는 청년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가 지난 13일과 14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실시한 초급 청년전례학교에는 120여 명의 젊은이들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원래도 신청자 수가 정원보다 많아 더 많은 본당에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본당마다 3명으로 참가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 교육은 접수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정원이 찰 정도로 청년들이 몰렸다.
이는 비단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원교구 역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례교육에 청년들이 모여, 청소년국이 2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기초전례연수에는 해마다 200명 이상이 전례교육을 받고 있다. 재교육 및 심화교육을 원하는 이들도 많아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는 각각 중급, 심화과정을 마련해 후속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청년들은 전례교육을 통해 전례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청년전례교육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은 그 90% 이상이 각 본당에서 전례, 복사, 성가대 등 전례와 연관된 단체에서 봉사하는 이들로 그 대부분이 세례받은 지 5년 이상이다. 전례 봉사를 통해 미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 청년들이 전례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 담당 이태철 신부는 “젊은이들이 전례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려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교회에서 전례는 본질적이고 그 전례를 접한 청년들일수록 더 배우길 갈망한다”고 전했다.
청년전례학교에 참석한 강나은(디오니시아·29·구의동본당)씨는 “전례 의미를 알게 되면서 미사전례 안에서 하느님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청년들의 열망에 발맞춰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이 그들의 눈높이에서 전례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례 자체가 청년들이 원하는 능동적인 참여와 신앙체험을 주지만 전례를 접하기도 전에 떠나는 청년들이 전례를 접할 수 있도록 그들의 감각에 맞는 전례를 계발해야 한다는 것도 과제로 떠오른다.
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는 “전례의 본질적인 부분은 바꾸면 안 되지만 전례음악, 율동 등 청년들의 감성에 맞는 다양한 전례 프로그램을 계발해야 한다”면서 “전례 봉사자뿐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전례에서 방관자, 관객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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