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가정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태교를 준비한다. 잉태에서 시작되는 성가정을 어떻게 가꿔나갈지를 배우고 실천해가는 가톨릭태교로 자녀를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가톨릭신문은 ‘가톨릭태교 이야기’를 통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가 마련한 가톨릭태교의 체험기를 연재한다.
“아빠 태교?”
태교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참고용 책을 사러 간 서점에서 생각지 못한 광경을 보게 됐다. 임신, 육아에 관련된 책이 모여 있는 곳에 ‘아빠 태교’ 일색이다. 아빠 태교 동화, 아빠와 함께하는 태교. 일반 태교 책에서 ‘아빠 태교’를 다루는 장이 빠지지 않는다.
놀람의 감정이 가시자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성경도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몸이 된다”고 가르치는데 아빠와 엄마를 따로 생각하다니.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아빠 태교’를 이토록 강조하는데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다.
아빠 태교의 첫걸음은 바로 아내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것이다. 임신한 아내는 예민하고 혼란스럽다. 아기를 가진다는 심적 부담뿐 아니라 몸의 변화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혹시 상처 주는 말을 하더라도 내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한걸음 물러서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걸 추천한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라는 말씀처럼 임신한 아내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태교가 될 수 있다.
물론 아기에게 직접 해줄 수 있는 태교도 있다. 아기는 태내에 있을 때 자주 접했던 것들에 익숙해져서 출생 후에도 계속 영향을 받는다. 특히 태아의 오감 중에 가장 빨리 발달하는 부분이 청각이다. 태아는 거칠고 시끄러운 소리보다 낮게 울리는 음을 좋아하는데 바로 아빠의 저음이다.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태아에게 말을 걸고 동화책을 읽어주면 더 좋다고 한다.
어느 동화책을 선택할까 고민한 끝에 동화책 대신 성경을 들었다. 막상 읽어보니 창세기의 천지창조, 노아·아브라함·야곱·요셉 이야기에서부터 요나·욥의 이야기, 신약성경의 복음서와 사도행전 등의 이야기는 말끝을 ‘요’로 바꾸기만 해도 훌륭한 동화가 됐다. 매일 밤 아내의 배에 손을 대고 성경을 동화처럼 읽으니 아내가 “기특하다”며 웃는다.
“마리아는 해산날이 되어, 첫 아들을 낳았어요.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답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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