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CNS】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안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려고 애쓰다가 희생된 미국 군종신부 에밀 카폰에게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62년만의 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거행된 추서식에서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 카폰에게 메달을 추서하고 ‘군화를 신은 목자’로서 카폰 신부에 대한 영웅적인 일화들을 소개했다.
미국 캔자스 주 필센교구 소속이었던 카폰신부는 전쟁 당시 군종신부로 있으면서, 1950년 11월 원산에 주둔하던 부대가 철수할 때 몸을 피하지 않고 남아 있다가 중공군에 잡혀 평안북도의 벽동 포로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는 이듬해 5월 폐렴과 이질 등으로 인해 3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훈장 추서식에서 “우리는 오늘 그의 용맹을 기린다”며 “총을 들지 않았지만 그는 가장 강한 무기, 즉 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간직했으며 그 사랑을 통해 그는 죽기를 원하고 마침내는 영원히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랑의 모범적인 삶을 보여준 그의 시복시성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에 따라 교황청에서는 시복시성 첫 단계로서 그를 ‘하느님의 종’으로 인정한 바 있다.
카폰 신부는 소위 죽음의 행진을 하는 포로들 중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짊어지고 수마일 이상을 걸어가기도 했고, 너무 지쳐서 업지 못하게 되자 부상 당한 병사들을 부축하고 걸었다. 쓰러진 병사들을 일으켜 세우고, 포기하려는 군인들이 계속 걸을 수 있도록 희망을 불어넣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카폰 신부는 수용소 안에서도 사제로서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용소 안에 부족한 식량을 몰래 구하기도 하고, 자기 옷을 벗어서 얼어 죽어가는 동료에게 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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