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욱 신부(서울 시흥동본당 주임)는 주일에 성당을 찾는 신자가 점점 줄어드는 제1원인을 ‘진정성’의 결여에서 찾았다. 모든 것이 편리해지고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편리와 풍요로움 속에서도 진심으로 종교를 목말라 하지만 한국 천주교회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주수욱 신부는 “교회에 진정성이 있으면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키지만 진정성이 없으면 사회를 따라 교회가 변화된다”며 김수환 추기경 시절 왜 사람들이 자기 발로 교회를 찾아 왔는지, 그 때 교회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떠올려 보자고 말했다.
주 신부는 현 교회 상황이 성직자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성직자의 책임이 크다며 천주교가 ‘내용이 부실한 제도만의 교회이자 종교 산업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 갓 세례 받은 신자들이 ‘세례식=졸업식’이 될 만큼 교회에 실망하고 우수수 본당을 떠나는 현실을 접하는 성직자와 신자 모두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 신부는 신자들을 다시 성당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추구했던 초대교회 정신으로 ‘철저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면에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으면서도 시대를 읽는 가운데 복음을 순수하게 보존하는 보수주의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부연였다. 특히 신자들이 주일미사에 대해 강생하신 하느님인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거룩한 시간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는다면 성당이 주일마다 미어터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실질적으로 만남으로써 얻어지는 주일의 가치는 명절에 온 가족이 아무리 고생해도 고향을 찾아가는 귀소본능보다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신부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고려한 미사 전례 간소화 의견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례개혁을 거치면서 미사 전례는 압축적으로 이미 매우 간소화 돼 있고, 본당 공동체가 전례를 보다 생동감 있게 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 신부는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례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사목방안도 제시했다.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서비스업이 매우 발달하면서 주일에도 격무에 시달리는 신자들을 본당에서 직접 찾아 나서야 하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을 ‘일반사목’ 대상으로 파악하고 기존의 노인 사목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청년·청소년사목은 전문 사목자를 투입해 보다 세밀한 관찰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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