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대학교(총장 이원우) 학생 및 교수 55명이 12일 지역 노인의 집을 방문, 세례식 미사와 칠순잔치를 함께했다. 학교 학생들의 모임인 ‘꽃씨’(꽃대인의 사랑씨앗)가 2010년부터 방문했던 독거노인 이부자(마리아)씨에게 따뜻한 사랑의 기억을 심어준 것.
이씨는 30년 전 남편과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단칸방에서 홀로 살고 있었다. 더욱이 지적 장애와 소아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고, 마을에서도 떨어진 곳에 기거해, 찾아오는 이마저 없었다. 몇 해 전에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어렵게 사는 처지에 칼 든 강도가 들어 위협한 적도 있었다. 당시 상처로 이씨는 쓰레기와 빈 박스로 단칸방을 채우면서 입구를 막기 시작했고, 타인과 만나기를 꺼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씨를 방문하면서 상처로 굳어졌던 이씨의 마음이 녹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련해 함께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이씨의 마음이 온전히 누그러질 무렵, 학생들은 이씨에게 세례를 권유했고, 이씨도 흔쾌히 응답했다.
세례식 미사와 축하식에는 학생 및 교직원 모두가 나섰다. 학교에서 모금운동을 벌여 잔치 음식과 축하선물을 준비했다. 학생들이 직접 전을 부치고, 축하공연 및 세례식미사를 봉헌했다. 이씨의 집 마당에 세례식 미사와 더불어 칠순잔치가 펼쳐졌다.
이씨는 눈물을 흘리며 “30년 만에 처음 맞는 잔치상”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이제는 여러분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꽃씨’ 이소연 회장은 “우리의 활동으로 할머니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사랑의 열매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꽃씨’는 꽃동네대 학생들 모두가 참여하는 모임으로, 학교 주변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이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방문해 저녁식사를 마련해주고 집안청소도 돕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봉사활동은 주변에 신앙을 알리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일 취재를 맡았던 학교 신문 기자 역시 ‘꽃씨’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즉시 냉담을 풀고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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