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다면 하느님을 닮기 위해서는 제 자신이 ‘사랑의 사람’이 돼야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니 아직도 신앙심이 부족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느 날, 기도 속에 그분의 음성이 나직이 들려 왔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 자신을 먼저 사랑하여라, 그리고 가까이 있는 네 가족들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웃에게 사랑의 사람이 돼야한다.”
하느님! 그렇습니다. 저는 가족 사랑은 항상 저만치 머물러 있는 것으로만 생각해 왔습니다. 수십여 년 전 술 좋아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명성을 떨치던 제가 신앙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비몽사몽간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사목분과장과 신심단체장을 두루 거치면서 단지 술 잘 먹는 장점 하나로 5년 동안 목에 ‘깁스’를 하고서 교만과 속에 너스레를 떨었던 자화상들에 대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동안 술 좋아하는 제게 숱한 사고들이 발생하였지만 몇 년 전 술로 인한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체면도 있고, 나이도 있고 해서 ‘이 기회에 새로 한번 일어서 걸어가보자’하는 결심으로 하느님께 매달렸습니다.
“이번 사고를 잘 처리해 주세요. 마지막 한 번만 봐주신다면 절대 음주운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다니고 있는 복음화학교를 저도 열심히 다녀 새로운 하느님 자녀로 태어나겠습니다.”
그분께서는 저의 어처구니없는 기도를 받아주셨습니다. 사고가 난 후 2달 만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됐습니다. 저는 하느님과 약속한 학교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학교에 다닌 지 한 달 정도 지난 어느 밤에 본당 신부님께서 갑자기 저희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본당에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총회장직을 맡아 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이 떠난 후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하느님. 겸손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제일 낮은 자가 되어 봉사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시옵소서.”
우리 본당에 최근 덕망 높고 신심 깊은 신부님께서 부임하셨습니다. 본당은 지난 부활대축일을 시작으로 7주간에 걸쳐 형제회 활성화 및 냉담교우를 다시 교회로 데려오기 위한 ‘사랑의 줄다리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의 사랑으로 지역별 냉담교우와 외짝교우들에게 줄다리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 우리 본당 줄다리기 대회가 무사히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형제자매님들을 보호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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