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칠과 수정을 허락하지 않는 펜화는 수도자에게 ‘봉헌의 삶’과 같은 작업이었다. 0.1mm의 가느다란 펜촉으로 예수와 성인들의 눈을 그리다보면, 마주치는 눈길은 언제나 사제의 외로운 작업을 응원했다.
8~14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 제1전시실에 전시되는 김인규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펜화는 매일 6~8시간 펜과 씨름하며 만들어진 주옥같은 그림들이다. 2009년부터 펜 끝으로 하나하나 칠해가며 팔의 통증을 견디다보니 경추에까지 이상이 와 2010년 펜을 놓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고통의 신비로 그동안 해산(解産)한 작품들은 250여 점, 그 가운데 40여 점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다.
2008년 아시시의 수도회에서 성화를 그리는 블라디미로 베네프(Vladimiro Penev, 불가리아) 신부를 만나 늦은 나이에 알게 된 그의 미술적 재능은 유화 등을 거쳐 펜화로 재탄생했다.
그의 작품은 복음의 빛이 힘을 잃은 현대사회에 하느님을 통해 ‘나’를 일깨우고, 일상에 대한 위로를 건네며 변화하는 계기를 선사한다. 지난해 첫 개인전을 ‘마음을 드높이’(Sursum corda)라는 주제로 마련한데 이어 이번 세 번째 개인전의 주제는 ‘주님을 향하여’(Habemus ad Dominum)로 정했다.
그는 “삶의 터전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지 하느님을 통해 깨닫고, 그로 인해 자신이 변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작품을 통해 주님을 향한 묵상이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 02-727-2336 평화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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