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선교문화봉사국(국장 박규흠 신부) 이 발간하는 ‘서울주보’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월 셋째 주에 ‘성경산책’이라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신자들이 성경을 보다 가까이 접하면서 그야말로 산책하듯 쉽고 편안하게 성경의 세계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칼럼인데, 인기가 계속 오르는 중이다. 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책에서 보듯 친근함이 깃든 삽화가 곁들여져 호응이 더해지고 있다. 한 신자는 주보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성경’하면 막연하게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재미있는 글과 함께 주보에서는 처음 보는 손그림 덕분에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 따뜻함의 주인공인 임의준 신부(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담당). 임 신부는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림을 배우는 겸해서 개인 페이스북에 ‘빵부스러기’라는 제목으로 매일 복음 그림묵상을 게재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끈이 되어 여러 곳에 삽화를 그리게 됐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고(故) 정채봉 작가와 김복태씨의 글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그려보기 시작한 것은 1년여 전입니다. 사제연례 피정을 계기로 연습 차원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전문가들은 그의 그림을 ‘배우지 않은 티가 드러나는 새로움과 순수함’으로 평한다 했다. “오히려 앞으로도 ‘데생’ 등 전문적인 미술 교육은 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이란다.
지금은 서울주보 외에도 몇몇 잡지사, 출판사 등으로부터 삽화 게재 요청을 받고 있고, 또 그간의 그림과 묵상을 모은 단행본 출간도 준비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런 주위의 반응에 대해 임 신부는 “‘그림’이라는, 내 자신 안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면을 거저 받았다는 생각이기에 거저 내놓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신부의 페이스북을 직접 방문해 봤더니, 매 묵상마다 ‘좋아요’ 표시가 100여 회를 넘고 있었다. 지난 3월 30일자 성금요일 묵상에는 베드로가 구석에 앉아 울고 있는 그림이 게재됐는데 많은 이들이 ‘가슴 저리다’는 댓글과 함께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임 신부는 “복음을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사람들이 보다 더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듯하다”고 밝히면서 “매일 복음을 묵상하고 그림으로 드러내는 과정이 사목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신자들의 생활이나 일상 안에서 소재도 찾게 되니까 보다 많은 것들에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임 신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신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을 보다 가깝게 접하고 쉽게 찾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고 정채봉 작가나 김복태씨, 프랑스 작가 장자끄 쌍페처럼 사람들한테 정감을 불러 일으켜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요즘 제게 그림은 ‘숟가락’ 같아요. 숟가락이 밥을 먹을때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그림은 복음을 접하고 하느님을 만나게 해주는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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